[국제] 바이든 부통령 불출마에 힐러리 미소…대세론 재점화?

[ 자료: 워싱턴포스트·ABC뉴스 여론조사]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에서 대형 변수였던 조 바이든 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불출마를 선언하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바이든 부통령 지지층이 클린턴 전 장관에게 몰리며 대세론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가족이 애도하는 과정에 있어 현실적으로 선거에 나설 기회가 닫혔다”며 “가족이 준비돼 있지 않은데 출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의 장남인 보는 지난 5월 뇌종양으로 사망했다. 그의 불출마 결정엔 출마할 경우 앞서 출발한 클린턴 전 장관의 벽을 넘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감안됐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30세에 상원의원에 당선돼 1988·2008년 두 차례 대선에 도전했던 자신의 정치 경력을 부통령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바이든 부통령은 그간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어 민주당 선거전의 숨은 폭풍이었다. 여야를 통틀어 ‘신뢰도 1위’를 기록했던 정치인인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목소리를 내 출마하면 오바마 지지층이 가세할 것으로 분석됐다. 브렌드 보일 하원의원 등은 “출마가 확실하다”며 출마설을 부추겼다. 그러나 바이든 부통령은 대선 대신 가족을 택했다. 불출마 선언에 앞서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아기였던 딸을 잃었던 아픔을 담은 TV 광고를 중단시켰다.

바이든 부통령의 불출마로 민주당 경선은 클린턴 전 장관 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경쟁으로 정리가 됐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과 지지층이 겹치는 바이든 부통령의 불출마는 ‘클린턴 몰아주기’로 해석돼 클린턴 전 장관이 상승세를 타게 됐다. 워싱턴포스트·ABC 뉴스가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부통령을 포함한 민주당 주자들의 지지율은 클린턴 전 장관 54%,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23%, 바이든 부통령 16%다. 이중 바이든 부통령을 선택했던 응답자들에게 2차 선택을 해 재집계한 결과 클린턴 전 장관 64%, 샌더스 의원 25%로 나왔다. 바이든 부통령이 불출마할 경우 그의 지지자들은 대거 클린턴 전 장관으로 이동해 클린턴 대세론이 굳어진다는 결과다.

◇클린턴 당선시 복제약 업체 수혜=22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이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렴한 복제약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그가 당선되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 등 복제약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법인세율을 최고 35%에서 15%로 낮추겠다고 공약, 그의 당선은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기업들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이승호 기자 mfem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