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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ㆍ도교육감협의회 간담회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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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발표 후 처음으로 전국 시·도교육감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국정 교과서 관련 사항은 논의되지 못했다.

전국 시ㆍ도교육감협의회는 15일 강원도 강릉시 라카이 샌드파인에서 15개 시·도교육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했다. 협의회장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인사말에서 “지난 12일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를 국정화한다는 정부 발표 이후 각계 각층에서 뜨겁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이어 “전국적으로 국론이 심하게 분열되고 갈등이 고조될 우려가 크다”며 “역사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시선은 더 높은 수준의 역사관을 수립할 수 있는 데 비해 일방적으로 확정한 하나의 교과서는 획일적인 역사관을 작성하는 것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장 교육감의 인사말 이후 주변이 술렁이자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은 “각 시ㆍ도 교육감들 의견이 표명됐다고 본다”며 “이 사안에 대해 굳이 이 자리에서 갑론을박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간담회를 주재하는 광주시교육감은 두 가지 신분을 갖고 있다. 광주시교육감 직위와 협의회장 직위가 있는데, 지금과 같은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간담회를 비공개로 진행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이후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하지만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교육감들 간에 의견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교육감들이 국정 교과서에 대한 논의보다는 누리과정 예산 관련 논의를 마무리하자는 의견을 내놓으면서다.

박재성 협의회 사무국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역사 교과서 관련 의견은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협의회에서도 역사 교과서를 안건으로 삼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오는 21일 충남 지역에서 임시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출장 등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충북에서는 김병우 교육감을 대신해 부교육감이 참석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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