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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히트 친 ‘알람몬’뒤엔 ‘SW 마에스트로’과정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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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가 운영하는 SW 마에스트로 과정은 소프트웨어 개발역량과 창의력을 지닌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진 미래창조과학부]

피처폰에 익숙하던 시대에 갑자기 등장한 ‘스마트폰’은 큰 충격이었다. 2009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아이폰’은 사회 곳곳에서 큰 변화를 일으켰고, 이것을 ‘아이폰 쇼크’라 불렀다. 당시 ‘애니콜’ 브랜드로 세계 고급 휴대폰 시장을 지키고 있던 삼성도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갤럭시S’라는 스마트폰을 재빠르게 출시했다.

미래창조과학부
5년전 도입 SW 인재 양성 프로그램
참가자 449명 중 63명 벤처 창업
수료생 출신이 개발·출시 알람앱
중국서 2000만 건 다운로드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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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방식 하드웨어 요소만으로는 한계=불과 5~6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위기를 맞았다. 그것은 바로 ‘샤오미 쇼크’로 아이폰 보다 더 강력한 쇼크를 예고하고 있다.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애플이나 삼성의 스마트폰에 크게 뒤지지 않지만 가격은 거의 절반인 스마트폰 샤오미가 등장했다. 샤오미의 판매량은 현재 세계 3위다. 2010년 2억5000만 달러에 불과하던 샤오미의 기업가치는 2014년 450억 달러로 4년 만에 200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샤오미의 등장으로 이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 대 삼성’이 아닌 ‘애플 대 샤오미’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샤오미가 몸집을 불리는 동안 우리나라는 여전히 과거의 제조업 방식에 머물며 많은 기종의 스마트폰을 찍어내기에 바빴다. 디스플레이, 제품 디자인, 케이스 소재 등 다양한 하드웨어(HW) 요소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중국의 가격파괴 앞에서는 이제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SW)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지 않다. 당장 SW 플랫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SW 개발역량과 창의력을 지닌 고급 인재 양성=정부는 2010년 ‘SW 마에스트로 과정’을 도입했다. 미래창조과학부(MSIP)가 운영하는 SW 마에스트로 과정은 소프트웨어 개발역량과 창의력을 지닌 연수생을 선발해 SW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단이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소프트웨어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프트웨어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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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스튜디오 김영호 대표

최근 SW 마에스트로 과정을 수료한 사람 중에서 창업을 통해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인재가 있다. 그 주인공은 말랑스튜디오 김영호(사진) 대표다. 김 대표가 2013년 설립한 말랑스튜디오는 국내 스타트업 중 몇 안 되는 성공 사례로 현재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말랑스튜디오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알람몬’은 지난해 중국에 출시된 후 현재까지 내려받기 2000만 건을 넘어 빠르게 유저를 확보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중국 베이징에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중국시장 진출에 나섰다. 말랑스튜디오가 중국에서 거둔 성과가 더욱 값진 이유는 국내 유수의 소프트웨어 기업도 뚫지 못한 중국의 진입 장벽을 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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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몬, 개성 있는 알람을 모은 앱. 다양한 캐릭터알람을 설정할 수 있다.

◆수료생 중 63명 창업에 성공해 일자리 창출=김 대표는 “ SW 마에스트로 과정에서 더 빠르게, 더 많이 실패하고 개선하는 연습을 거쳤고 이를 통해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김 대표는 자신이 SW 마에스트로 과정에서 받은 배움을 더 많은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법인 설립 당시 4명이던 말랑스튜디오 직원은 현재 80명으로 2년 만에 약 20배 증가했다. 김 대표 뿐만 아니라 SW 마에스트로 과정 1~5기 수료생 449명 중 14%에 해당하는 63명이 창업에 성공해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 소프트웨어 산업은 10억원을 투입할 때 늘어나는 고용자수가 12명으로 제조업 5.8명의 2배다. 게임업체의 경우 프로그래머 10명이 있으면 디자이너·운영자·마케터 등 9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소프트웨어가 주목받는 이유다.

송덕순 객원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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