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맞아 숨진 '용인 캣맘 사건', 벽돌은 6호라인 안방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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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기경찰청]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단지 ㅇㅇㅇ동 6호 라인 안방에서 창을 통해 벽돌을 던진 것 같다. 3층 이상에서다. 벽돌은 가는 감나무 가지를 부러뜨리고 그대로 떨어져 아래 있던 희생자가 머리에 맞아 숨졌다."

이른바 '용인 캣맘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벽돌이 떨어진 장소를 특정했다. 12일 용인소방서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해 실시한 현장 검증을 통해서다. 어디서 벽돌이 떨어져야 현장에서처럼 감나무 가지를 부러뜨리고 그 밑에 있던 희생자에게 맞을 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6호 라인 안방 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데서 던지면 얽히고 설킨 나뭇가지 때문에 다른 나뭇가지가 부러져야 했다는 분석이다. 층수는 3층 위였다. 벽돌이 떨어지는 모습이 3층 높이에 설치된 폐쇄회로TV 카메라에 잡혔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바탕으로 경찰은 4층~18층 15개 가구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집 안에 비슷한 벽돌이 없는 지 수색 중이다. 경찰은 사망 사고를 일으킨 벽돌이 화분받침 등으로 쓰이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 단지 여기저기에 있는 벽돌이어서 특정 가구에서 벽돌이 나왔다고 해도 반드시 그 세대에서 벽돌이 떨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벽돌에 희생자 말고 다른 인물의 DNA가 있는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벽돌을 누군가 던졌다면 DNA가 묻어 있을 수 있어서다.

이 아파트단지에서는 지난 8일 박모(55·여)씨가 ㅇㅇㅇ동 5~6호 라인 화단에서 또다른 박모(22)씨와 길고양이 집을 만들어 주다가 위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졌다. 옆에 있던 박씨 역시 벽돌에 맞아 두개골이 함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용인=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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