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앱 믿고 운전하다 마약 갱단 소굴로 들어간 노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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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잘못 들어 마약 카르텔 갱단의 근거지에 들어간 노부부가 수십 발의 총격을 당했다. GPS 어플리케이션이 길 안내 기능 오류로 본래 목적지인 식당이 아닌 할렘가로 노부부를 안내해 영문도 모른 채 총을 맞아 부인은 숨졌고 남편도 중상을 입은 것이다.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69)와 그의 부인 레지나 무무라(70)는 지난 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인근의 식당으로 이동하기 위해 휴대폰에 GPS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 어플리케이션은 길 안내 기능 오류로 식당이 아닌 할렘가 파벨라로 프란치스코 부부를 안내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프란치스코 부부는 마약 갱단이 머물고 있는 카라무호까지 들어가게 됐다.

카라무호는 할렘가와 해당 지역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브라질 갱단의 거점지로, 이들은 일반인을 상대로 한 살인과 폭행은 물론 경찰에게도 서슴없이 총을 발사하며 위협하는 무자비한 행동으로 유명하다. 프란치스코 부부 또한 카라무호에 들어서자마자 갱단 수십명이 몰려나와 동시에 총격을 가하고 시작했다. 결국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부인 레지나는 가슴과 배에 총을 맞았고 남편 또한 총격으로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프란치스코 주변엔 수십 명의 갱단 조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프란치스코는 자조치정을 설명한 이후 갱단 소굴을 빠져나왔지만 이미 부인은 숨진 상태였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경찰 당국은 “카라무호는 경찰들도 중무장하지 않는 이상 쉽게 진입하지 않는 곳”이라며 “아무런 신호 없이 막무가내로 차량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프란치스코 부부를 경찰로 오인해 총격을 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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