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일시적 후퇴 '소프트 패치' 우려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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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일시적으로 침체하는 '소프트 패치(soft patch)'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부정적인 내용으로 나오고 기업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주 뉴욕 증시가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국제금융시장에 갑작스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은 17일 확장 국면에 들어서는 경기가 일시적으로 후퇴한다는 뜻의 소프트 패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 패치는 2002년 11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사용했던 말로 경기가 활황 국면에서 본격적인 후퇴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의미한다.

소프트 패치의 가능성은 지난주 미국의 경기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등장했다. 미시간대학의 4월 소비자태도지수와 뉴욕지역 제조업지수 모두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2년여 만의 최저치를 보였다.

악재를 만난 다우지수는 지난주 13일부터 사흘간 420포인트나 떨어지면서 1만 포인트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인도 증시가 15일 하루 3% 떨어지는 등 전 세계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리먼브러더스.메릴린치 등은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4.3~4.5%에서 3.5~3.7%로 낮췄다.

한편 로드리고 라토 IMF 총재는 16일(현지시간) "세계 금융 시장이 갑작스런 조정국면(abrupt correction)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유가와 ▶막대한 미국의 경상적자 ▶유럽.일본의 저조한 성장 ▶융통성이 부족한 아시아 통화 시스템 등으로 세계 금융시스템이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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