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조성환-안치용 해설위원이 본 와일드카드 결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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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의 용병술과 SK의 '가을DNA'의 맞대결이다."

안치용 KBSN 해설위원은 7일 오후 6시30분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넥센과 SK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한 마디로 정리했다. 안 위원은 "치밀한 전략가인 염경엽 감독은 진작부터 철저하게 준비했을 것이다. 아마 준플레이오프까지 구상을 마쳤을 것으로 본다. 넥센 선수들이 시즌 막판 경기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1승을 안고 시작하는 와일드카드 제도 자체가 넥센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SK는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던 선수들이 대부분 남아있다. 단기전에서 경험은 큰 힘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조성환 해설위원은 "안정감에서는 넥센이 앞서고, 분위기는 SK가 더 좋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넥센은 타격, 수비의 능력이나 짜임새 면에서 SK보다 우위에 있다. 선발에서 중간을 거쳐 마무리 투수로 넘어가는 과정도 SK보다 낫다"며 "SK는 시즌 막판 선수들이 '으쌰으쌰'하며 하늘에서 준 기회를 잡았다. 막판 부진했던 넥센보다 분위기가 낫다"고 말했다. 이어 조 위원은 "SK는 1차전에서 패하면 탈락하기 때문에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반면 넥센은 다음 단계(준플레이오프)까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두 팀의 이런 차이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타선에서는 박병호와 정의윤의 4번타자 맞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둘은 2005년 LG에 나란히 입단했다 10년이 지난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상대로 만나게 됐다. 안치용 위원은 "박병호는 한국 최고의 타자다. 그러나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상대 투수가 분명 정면 승부를 해오지 않을 것이다. 부담감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조성환 위원도 비슷한 의견이다. 조 위원은 "SK 투수들이 박병호와 쉽게 승부 하지 못할 것이다. 앞뒤 타자들의 역할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SK 4번타자 정의윤에 대해서 조 위원은 "처음 1~2타석에서 출루를 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며 "박병호는 잘해도 본전이지만 정의윤은 못해도 잃을게 없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치용 위원은 "정의윤은 트레이드 된 이후 단숨에 4번타자 자리를 꿰찼다. 자신감이 대단하다. 본인이 해결해야겠다는 생각보다 타석에서 적극적인 모습으로 타선의 유기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조성환 위원은 넥센 서건창과 SK 이명기의 1번타자 대결도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조 위원은 "에이스 투수가 등판하는 만큼 점수가 많이 나지 않을 것"이라며 "발 빠른 두 선수의 출루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SK 김성현과 넥센 김하성의 유격수 수비도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변수로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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