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기습 인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전주지역의 주유소들이 기름값을 일제히 올려 담합 의혹이 일고 있다.

전주시내 1백60여개에 이르는 주유소들이 대부분 16~17일 휘발유 가격을 ℓ당 71원, 경유 가격은 61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무연 휘발유는 1천1백98원에서 1천2백69원, 경유는 6백78원에서 7백39원씩을 받고 있다.

주유소들은 "주유소는 계속 늘어나는데 기름값은 전국 평균에도 미치치 못해 심각한 경영위협을 받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휘발유는 전국 평균 1천3백16원, 경유는 7백44원이지만 전주 지역에서는 휘발유 1천2백69원, 경유 7백39원으로 5~47원이 싸다. 1996년 거리제한제가 철폐되면서 전북도내 주유소는 4백여개에서 8백34개로 7년새 2배 이상이 늘었다.

특히 공정거래위가 최근 상표표시제(폴사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 인상을 부추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는 지난 6월1일부터 주유소가 상표표시 제품이 아닌 값싼 수입품이나 덤핑제품을 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최고 2년이하 징역, 1억5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기로 했다.

전북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폴사인제 감독 및 처벌 강화 방침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주유소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것 같다"며 "협회 차원의 담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 관계자는 "전주시내 주유소들의 기름값 인상에 대한 조사를 벌여 담합행위가 발견될 경우 법적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