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중국 같은 나라가 세계 경제질서 쓰게 할 순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기사 이미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한 12개국 통상장관들이 지난 1일(현지시간) 회의장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웨스틴 피치트리플라자호텔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뉴시스]

기사 이미지

오바마 대통령(左), 아베 총리(右)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 소식에 미국과 일본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미·일 협상 타결 일제히 환영
오바마 “TPP는 동맹강화 조치
미국이 주도적으로 시장 개척”
아베 “아·태 지역 큰 성과물”
호주 “ 무역의 구도 바꿀 것”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국 같은 나라가 세계 경제 질서를 쓰게 할 수는 없다”며 미국이 미·중 G2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5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일본 등 12개국이 미국 조지아 주(州) 애틀랜타에 열린 무역·통상 장관회의에서 TPP 협상을 타결한 직후 성명을 내고 “TPP는 21세기에 필수적인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해 주는 조치”라고 환영했다. 그는 “TPP는 미국 노동자들에게는 성공을 위한 공정한 기회의 틀을 제공해 준다”며 “1만8000개 이상의 미국산(産) 제품 품목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면서 미국 농부, 목축업자, 제조업자들에게는 공정한 경쟁의 장(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그는 “우리의 잠재적 고객 95% 이상이 외국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같은 나라가 세계 경제질서를 쓰게 할 수는 없다”면서 “미국이 주도적으로 세계 경제질서를 쓰고 미국산 제품이 파고들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TPP 협정에는 과거의 어느 협정보다도 더 강력한 노동과 환경조항에 대한 약속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 의회의 초당적 협조도 당부했다. 그는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과의 협력을 기대한다”며 “TPP 협정이 (의회를 거쳐) 내 책상에 도달해 발효된다면 전 세계에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도록 기업을 돕는 조치이며 더 많은 노동자들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 역시 5일 각료회의에서 TPP 합의가 도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반응을 내놨다. 12개 협상 참가국 중 가장 먼저 합의 도출 사실을 전한 것도 일본 언론이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즉각 기자들에게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의 미래에 큰 성과물”이라고 밝혔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담당상에게 보고를 받은 아베 총리는 “TPP 타결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대단한 성과물”이라며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들이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권을 만드는 백년대계”라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는 그간 혹평을 받아왔던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돌고 있다. 대규모 금융완화와 재정동원, 성장전략으로 구성된 아베노믹스는 금융완화가 엔저와 주가상승을 이끌면서 가시적 성과를 보였으나 성장전략 측면에서는 고전해 왔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외에도 호주·멕시코를 비롯한 TPP 참여국들도 저마다 성명을 내놨다. 앤드루 롭 호주 통상장관은 “TPP는 21세기 무역의 구도를 바꿀 것”이라고 천명했다. 반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TPP 타결 소식을 간략하게 속보로 보도하는 데 그쳤다. 국경절 연휴중인 중국 정부는 TPP 협상과 관련해 아무런 논평을 내지 않았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서울=서유진 기자 is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