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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유라시아 극동 특집, 새로운 시대 서막 보여줘

중앙일보

입력

지난 주 중앙SUNDAY에선 중앙미디어네트워크 50년 특집 ‘유라시아의 극동 관문을 가다’가 흥미진진했다.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익숙하지 않은 지명들과 생소한 풍경의 극동 러시아가 기사를 통해 가깝게 다가왔다. 평소 서방 선진국이나 분쟁지역의 뉴스는 자주 접하지만, 극동과 같은 미개척지의 소식은 접할 기회가 적다. 그런데 기사를 읽고 보니 이런 지역에 바로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외 주요 언론사들은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가 등 명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토론할 수 있는 컨퍼런스 행사를 열곤 한다. 신문사가 하는 일은 신문을 발행하는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중앙SUNDAY가 이번 취재의 경험을 살려 ‘유라시아 극동 지역 탐사단’을 모집해 파견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관광 목적으로 현재의 모습을 보는 여행이야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지역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미래의 비전을 발견하는 탐사 시찰은 아무나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중앙SUNDAY 탐사단을 통해서 미개척지에서의 비전을 발견하고 온다면 엄청난 파급력이 있으리라 믿는다.

4면 ‘이산가족 영상편지 제작현장’은 너무 가슴아픈 이야기였다. 그래서인지 5면 ‘통일은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른다’ 기사도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기사를 읽으면서 제목과 같이 통일은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뭔가를 준비해야겠다는 의무감도 갖게 됐다. 내용 중에 ‘북한박물관’을 짓자는 주장에 특히 공감이 갔다. 통일을 위해서는 이질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지금 온 세계가 서로 교류하고 한국에도 세계 각국의 대사관·문화원·박물관들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북한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안보와 역사를 키워드로 하는 전쟁기념관도 잘 유지해야겠지만 북한의 여러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통합과 미래 공간으로서의 북한박물관이 어서 건립됐으면 좋겠다.

한 달에 한 번 발간되는 Knowledge & Science는 흥미로운 주제들을 쉽게 풀어줘서 좋았다. 그 중에서도 딥러닝 기술에 관한 기사가 매우 흥미로웠다. 요즘 컴퓨터가 마치 사람처럼 피드백하는 느낌을 종종 받게 되는데 기사를 읽으면서 그 원리를 알게 되어 신기했다. 한편으로 요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반응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가령, 기업의 다소 복잡한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과거에는 전화나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면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엔 오히려 기계는 점점 정교하게 반응하는 반면 사람에게선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과학소설마냥 기계는 사람처럼, 사람은 기계처럼 되는 세상이 오는 것 같아 두려움도 들었다. 중앙SUNDAY가 끊임없이 변화되는 세상에서 독자들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를 기대한다.

박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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