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 이전 폐경 여성 우울증 확률 2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생리 기간이 길고 폐경 시기가 늦은 여성일수록 우울증에 걸릴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마지막 생리일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을 폐경으로 진단한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팀은 2004~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폐경 여성 6만114명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이같은 상관성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우울증이 심리적 스트레스뿐 아니라 신체적 변화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여성호르몬이 기분조절 영향 준 듯”

 연구 결과 폐경 여성의 2.2%가 우울증으로 진단됐다. 특히 폐경이 빨리 오면 우울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47세 이전에 폐경을 한 여성은 53세 이후 폐경보다 우울증 발생 확률이 2.2배였다. 일생 동안 생리를 하는 기간이 짧은 것도 이러한 위험을 높였다. 초경부터 폐경까지의 기간이 31년 이하인 여성은 38년 이상일 경우보다 우울증이 나타날 확률이 2.3배에 달했다. 다만 생리와 폐경을 제외한 모유 수유 여부, 출산 경험 등은 우울증과 큰 관련이 없었다.

 생리 기간과 우울증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연구팀은 생리 직후 작용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신경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강 교수는 “생리 기간이 길수록 에스트로겐이 많이 작용해 항우울 작용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