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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나바로, 공격형 리드오프→외인 최고 거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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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28·도미니카 공화국)가 가을야구를 앞두고 방망이가 매서워졌다.

홈런 2위 나바로는 지난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47·48호 홈런을 쏘아올려 역대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스스로 경신했다. 나바로는 이미 지난 24일 수원 kt전에서 46번째 홈런을 때려 댄 로마이어(한화·1999년)와 페르난데스(SK·2002년)가 기록했던 최다 홈런(45개) 기록을 넘었다. 호세가 기록한(99년·롯데) 한 시즌 최다 타점(122개)도 훌쩍 넘어 136개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막판인 9월에는 나바로의 세상이었다. 나바로의 9월 타율은 0.351, 홈런 12개를 치고 있다. 나바로는 "최근에 스윙이 원하는대로 이뤄지면서 타격 상승세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바로는 지난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치고, 20홈런-20도루를 기록했다. 나바로는 1번타자로서 높은 출루율과 함께 장타력까지 겸비해 대표적인 '공격형 리드오프'로 꼽혔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 타율 0.333, 4홈런을 때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하지만 한국 무대 2년차를 맞이한 나바로는 부진했다. 지난 4월까지 2할 초반대 타율로 떨어지면서 삼성 타선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 기간동안 나바로는 홈런은 12개나 때렸다. 이에 '나바로의 스윙이 커졌다. 팀 타격보다 홈런 기록만 생각한다'는 말이 나왔다. 그래도 류중일 삼성 감독은 "상대 팀이 나바로를 분석했기 때문에 부진한 것이다. 잘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바로의 장타력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1번에서 3번으로 타순을 변경해줬다.

이후 나바로는 타율 올리기에 급급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윙을 했다. 그 덕분인지 홈런 수가 크게 늘었다. 어느새 48개를 때리며 홈런 1위 박병호(넥센·52개)와 경쟁하고 있다. 타율도 0.289까지 올랐다. 센스있는 주루로 21개 도루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나바로는 "1번보다 3번으로 타석에 들어설 때 주자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집중력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박석민·채태인·이승엽·박한이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나바로가 잘 메웠다. 삼성은 29일 현재 선두(85승55패)를 달리고 있어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하다.

나바로는 골든글러브 수상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의 주인공이었던 서건창(넥센)은 무릎 후방 십자 인대 부상으로 두달 간 뛰지 못했다. 류 감독은 "나바로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다. 나바로는 삼성 구단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다"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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