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탈북 여성 예술인, 유엔 피켓 시위에 북한 외교관 기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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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영애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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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예술인 마영애 미주탈북자선교회 대표가 뉴욕에 온 북한 고위급 인사 앞에서 또 다시 '면전 시위'를 벌였다.

마 대표는 북한대사 등 고위 인물들을 겨냥해 이슈가 있을 때마다 1인 시위를 행해왔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따라붙는 '공포의 면전 시위' 때문에 그는 유엔 북한대표부의 기피 대상 1호나 다름없는 존재가 됐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유엔 연설을 마치고 가다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마 대표와 조우했다. 마 대표에 따르면 리수용 외무상은 피켓을 들고 있는 마 대표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내려 시선을 피한 뒤 북한대표부 안으로 황급히 들어갔다. 리수용 외상의 경우 지난해 3월과 9월에 이어 올해 9월까지 뉴욕에 3차례 방문하는 동안 계속 마 대표와 조우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마 대표는 2009년부터 북한대표부 대사, 차석대사, 리수용 외무상 등 북한 고위 관계자들 앞에서 면전시위를 벌여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2일에도 맨해튼 북한 유엔대표부 앞에서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설치를 규탄하는 시위를 2시간 동안 가졌다.

과거에도 자성남 전 유엔 북한대표부 대사는 출근 첫날 면전에서 시위를 벌이는 마 대표 때문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신선호 전 주(駐)유엔 북한대사도 그와 세 차례 조우하며 면전 시위를 겪었다. 한성렬 전(前)주 유엔 북한 차석대사는 맨해튼 한복판에서 마 대표를 피해 차도를 건너 달아나기도 했다.

마 대표는 북한예술단 출신으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인사 1세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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