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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50대 부자들 엇갈린 희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필리핀 경제는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었지만, 지역적으로는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타격을 받으며 국내 부자 순위는 큰 변동을 겪었다. 오스카 로페즈(Oscar Lopez, 17위)는 배전사업에 투자한 정보통신사업에서 거둔 큰 성공으로 85세의 나이에 억만장자 반열에 들어섰다. 대표적인 자산은 필리핀 최대 방송사인 ABS-CBN다. 지난 1년간 중산층을 공략한 광고수익 확대로 ABS-CBN 주가는 70% 올랐다. 필리핀 최초로 디지털 지역방송을 개시하며 제작비를 줄였다. 그가 보유한 로페즈홀딩스(Lopez Holdings)는 국가 내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도 투자한다.

경제 성장과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부자들의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고 있다.

누구도 대적하지 못할 정도로 굳건하게 부자 순위 최정상을 지키는 헨리 시(Henry Sy, 1위)는 막강한 유통망과 금융 지주회사로 17억 달러를 더 벌었다.

순위권에 처음 진입한 또 다른 부자는 딘 라오(Dean Lao, 16위)다. 그는 식품첨가물과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화학산업체 D&L 인더스트리를 운영하며 소비자 경제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입했다. 지방과 오일을 이용해 마가린, 코코아 버터,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며 에어로졸(미세한 액체입자) 용기도 만든다. 코코넛유에서 추출해 바이오디젤 복합연료를 생산하는 주요 공급원이도 하다. 지난해 27% 늘어난 순수익으로 투자자들에게 두 배의 수익을 안겨주었다.

미디어 산업에서는 ‘라디오 킹’으로 불리는 프레드 엘리잘데(Fred Elizalde, 38위)가 순위 첫 진입에 성공했다.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라디오 방송국이자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마닐라 브로드캐스팅 컴퍼니(Manila Broadcasting Company)를 운영하는 그는 다양한 호텔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미디어 산업의 거물인 GMA 네트워크(GMA Network)의 대주주 3인방인 길베르토 두아빗(Gilberto Duavit, 45위), 메나르도 지메네즈(Menardo Jimenez, 46위), 펠리페 고존(Felipe Gozon, 48위)의 재산은 올해 15% 가량 줄었다. 방송에서는 부의 감소가 사업상 수익 하락으로 보도했지만, 실질적인 원인은 선거 관련 광고의 부재에서 기인했다.

철광석 가격이 내려가며 알프레도 라모스(Alfredo Ramos, 50위)의 재산도 54% 하락했다. 순위권 부자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현재 하버포트 센트럴터미널(Harbour Port Centre Terminal)의 소유권을 두고 부친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지방 법원에서는 승소한 상태다. 그가 보유한 보험회사 글로벌포트 900(Globalport 900)은 올해 증시 복귀 시도에서 실패하며 상장폐지기업으로 남아있다.

순위에 드는 최소 기준은 지난해보다 5000만 달러 낮아진 1억2000만 달러였지만, 이는 국민 복서영웅인 매니 파퀴아오에게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이었다. 파퀴아오는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경기에서 졌지만, 대전료로 1억6000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미국과 필리핀에서 낸 소득세, 수익의 20% 이상의 에이전시 수수료를 빼고 남은 재산으로는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 편집 KEREN BLANKFELD, 자료조사 AMBIKA BEHAL, CAROLINE CHEN, NEERJA PAWHA JETLEY, SEAN KILACHAND, SUZANNE NAM, JESSICA TAN 포브스 기자 / 번역 임채연 포브스코리아 기자·조명조 포브스코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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