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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경화 사회'에 건네는 지식인의 최소한의 양심 '디스토피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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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진보적 지성과 민주화 세력의 ‘좌경화’에 대해 진심 어린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소설 ‘디스토피아’를 선보이면서 화제가 됐던 홍상화 작가가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2005년 초판 출간 후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졌던 저자 홍상화는 10년 만에 다시 한번 초판 10주년 출간 메시지를 남기면서, 한국 사회의 좌경화는 아직도 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10년 전 좌경세력이 정점을 이뤘던 시기에 비해 조금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지금도 지식인 내지는 양심세력이라는 깃발 아래 좌경세력이 위세를 떨치고 있어 다시 한번 위기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초판본이 쓰여진 2005년 당시 남한 지식인 사회의 좌경화 정도가 북한 당국의 오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심각했는데,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그 위험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낀 저자는 또한 이 책에서 특히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더 이상 북한 당국이 오판할 수 있는 좌경 지식인의 행동이나 언어에 더욱더 혹독한 견제와 질책이 필요하다는 일종의 ‘촉구문’인 셈이다.

나아가 저자는 일부 보수세력에 대해서는 미국에 의존하는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질책하고 있다. 미국 군사력만 맹신했다가는 자칫 전쟁의 여파로 인해 인류 역사상 가장 저주받은 민족이 될 수 있음을 염려하고 있다.

그 여파란 휴전선 이북에서 날아온 포탄일지도, 영변 상공으로부터 바람에 날아온 방사능진일지도 모르지만, 북한 당국의 오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언동과 미국 군사력에 대한 맹신이 우리나라를 파멸로 몰아넣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지식인들의 양심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삼포세대로 불리는 2030 세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젊은이들을 더 이상 ‘진보’라는 이름의 ‘좌경’으로 얽어매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즉, ‘대화체’ 형식을 취한 소설 속에서 저자는 문학 관련 지식인들이 민중 선동용 정치적 구호에 문학의 월계관을 씌워 그것으로 노동자의 혁명을 선동하는 것을 의무로 삼았던 과오를 지적하거나, 마르크스가 퍼트린 무분별한 증오심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역사상 최고의 만행인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의 참극이 발생했음을 날카롭게 파헤치면서, 우리 젊은이들을 좌경으로 이끈 잘못된 한국 지식인들에게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저자 홍상화는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거쳐 1989년 장편 ‘피와 불’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2005년 소설 ‘동백꽃’으로 제12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05년 초판 출간 후 10년 만에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4편으로 다시 나온 ‘디스토피아’는 여전히 침묵하는 다수에게 “좌경화된 한국 사회를 구하라”는 고뇌에 찬 결단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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