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커버스토리] 남자도 여자도 절의 기본은 '공수'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온갖 집안 어르신이 다 모이는 추석 연휴입니다. 낯선 어르신들 사이에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허리는 펴고 두 손은 공손히 맞잡게 되죠. 양손을 앞으로 자연스럽게 모아 맞잡은 자세를 바로 ‘공수(供手)’라 합니다. 공손한 자세의 대표이자 인사 예절의 기본입니다. 우리 전통 인사법인 ‘절’도 공수에서 시작합니다. 공수부터 큰절까지, 예절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전통 인사법을 소개합니다.

절의 기본은 ‘공수’입니다. 두 손을 맞잡는다는 뜻이죠.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포개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올라옵니다. 남녀 손 위치가 바뀌는 예외도 있습니다. 흉사입니다. 죽음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로, 예를 갖출 시간이 없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후 약 3개월의 졸곡(卒哭, 곡을 마친다는 뜻)이 지나면 다시 본래대로 돌아갑니다.

남자의 큰절

남자 큰절은 ‘읍’으로 시작합니다. 인사의 예의를 말하며 상읍·중읍·하읍이 있습니다. 상읍은 공수 상태의 양손을 반원을 그리듯 머리까지 올렸다가 다시 배 앞으로 내리는 자세로 어른에게 하는 예의죠. 중읍은 비슷한 나이의 상대에게 하며 눈높이까지 손을 올리고, 하읍은 나보다 어린 상대에게 하며 가슴까지만 손을 올렸다 내립니다. 현재는 보통 읍을 생략하죠.

읍을 마치면 허리를 굽혀 무릎이 땅에 닿기 전에 공수한 손으로 바닥을 짚습니다. 왼쪽 무릎을 꿇은 다음 오른쪽 무릎을 가지런히 꿇습니다. 이때 손바닥이 상대에게 보이지 않아야(공수도 마찬가지) 합니다. 유교에서는 손바닥을 보이는 것이 속을 보이는 것과 같다고 여겨서죠. 발 모양도 중요합니다. 공수로 포갠 손끝을 몸 안쪽으로 향하게 뒤집었을 때의 모양과 같아야 합니다. 즉, 남자는 오른발이 왼발 위에 있어야 하죠. 그 다음 양쪽 팔꿈치를 바닥에 붙이고 허리를 천천히 숙여 인사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머리에 쓴 갓이 손등에 달듯 말 듯한 정도로 숙였지만 갓을 쓰지 않는 지금은 고개를 더 숙입니다. 셋까지 세고 일어나며, 고개를 숙이자마자 바로 일어나면 평절이 됩니다. 일어날 때는 손은 바닥에 붙인 상태로 오른쪽 무릎을 세웁니다. 공수한 손을 오른쪽 무릎에 올리고 누르는 힘으로 일어섭니다. 양발을 가지런히 모은 후 가볍게 목례하고 공수 자세로 돌아옵니다.

여자의 큰절

[여자 큰절은 공수한 손을 어깨 높이로 올리며 시작한다.]

역시 공수로 시작합니다. 오른손을 왼손 위에 포개며 팔이 수평이 되도록 한 다음 입 주위까지 올립니다. 역시 손바닥은 상대에게 보이지 않고요. 입까지 올린 손에 이마가 닿을락 말락할 정도로 고개를 숙입니다. 왼발을 뒤로 빼면서 천천히 무릎을 순서대로 꿇어앉는데, 이때 왼발이 오른발 위에 올라와야 합니다. 앉은 다음 45도 각도로 허리를 천천히 숙입니다. 여자는 족두리나 장신구를 머리에 장식하는 경우가 있어 목을 숙이기보다 허리를 살짝 숙이듯 절합니다. 속으로 셋을 센 후 천천히 상체를 들고 오른쪽 무릎을 세운 다음 오른발에 힘을 주면서 일어납니다. 마지막으로 상체를 살짝 숙여 목례하고 공수 자세로 돌아갑니다.

절의 종류 알아두기
큰절 직계존속(증조부모·조부모·부모·자녀·손자 등 곧바로 이어나가는 관계)과 배우자의 직계존속, 그리고 윗세대의 근친(촌수가 가까운 일가)에게 올리는 절

평절 연장자·선생님·상급자나 같은 또래에게 하는 절

반절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절에 답할 때 하는 절. 큰절을 받는 어른은 절하는 사람이 엎드리는 것을 보고 답배해서, 상대가 일어나기 전에 끝낸다. 절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나이 차이가 많은 경우, 앉은 자세에서 상체를 약간 숙이는 정도로 답배를 대신하기도 한다.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도움말=성균관 예절학교 육철희 부장·편혜린, 참고 서적= 『아주 쉽게 보는 관혼상제』(씨앤톡), 『예절과 가정의례』(해피&북스)

▶소년중앙 페이스북
▶소년중앙 지면 보기
▶소년중앙 구독 신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