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인데 … 체불 임금 579억, 우울한 대구·경북 근로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추석을 앞두고 대구·경북의 체불 임금액이 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대구고용노동청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대구·경북의 체불 임금액이 579억5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21억3800만원)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2013년(461억8400만원) 같은 기간보다는 117억6900만원이, 2012년(514억9100만원)보다는 64억6200만원 증가했다.

 “밀린 임금을 받아 달라”며 고용노동청을 찾는 근로자는 1만5000명을 넘어섰다. 대구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체불 임금을 신고한 지역 근로자는 1만53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6명(15.2%) 늘었다. 2013년 같은 기간엔 1만4808명이, 2012년엔 1만2133명이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신고했다.

 대구고용노동청은 신고 근로자를 상대로 체불 이유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일시적인 경영 악화 때문’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46.2%로 가장 많았다. ‘사업장의 도산·폐업’이 30.4%로 뒤를 이었다. 지역의 경기불황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쯤 되자 검찰이 나섰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25일까지를 체불임금 청산 기간으로 정했다. 1억원 이상 고액 체불 사업주는 구속수사 하고 체불 사업주 명단과 체불 내용을 공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대구고용노동청도 25일까지를 체불임금 청산 집중 지도 기한으로 정하고 근로감독관 30명을 투입해 체불임금 청산 지원 기동반을 꾸렸다. 기동반은 평일 오후 9시까지 체불 관련 신고를 받고 주말에도 오후 6시까지 관련 업무를 본다. 또 수시로 현장에 나가 체불 사업주에게 임금 청산을 독려하기로 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