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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에 온종일 스쿨버스에 방치 발달장애 10대 한인 참변

미주중앙

입력

발달장애가 있는 10대 한인이 등교를 위해 승차했던 스쿨버스에 하루종일 방치됐다 숨져 충격을 주고 있다.

LA 동부 지역의 위티어 경찰국에 따르면 이헌준(19·영어명 폴·사진)군은 지난 11일 오후 4시 23분쯤 이지역 멀베리 드라이브/그린리프 애비뉴에 있는 위티어 통합교육구 스쿨 버스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당시 이군은 주차된 버스의 통로에 쓰러져 있었으며 심각한 호흡 곤란과 심장마비 증세를 보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즉시 심폐소생술 등 응급 조치를 했지만 이군은 오후 4시 35분쯤 숨졌다.

경찰은 이군의 사인이 질식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이군이 아침에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다는 정황을 파악했다. 하루 종일 버스 안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이 지역의 낮 기온은 화씨 96도에 달했으며 창문과 출입문이 모두 잠겨 있던 버스 안의 온도는 120도 이상까지 올라가 이군이 숨쉬기조차 어려웠을 것이란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하차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버스 기사와 학생의 결석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학교측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위티어 경찰국의 브래드 화이트 공보관은 "이군이 폭행을 당했거나, 흉기로 공격을 당한 흔적은 없었다. 갑자기 숨질 만한 질병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며 "질식사일 가능성이 크지만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군의 부검 결과는 16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군이 왜 혼자 버스에 남아있었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군이 잠이 들어 제때 내리지 못 했거나, 누군가 의도적으로 이군을 버스 안에 가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군은 위티어 지역의 장애인 교육시설인 시에라 교육센터(Sierra Education Center) 재학생으로 이날 오전 문제의 스쿨 버스를 타고 등교했다. 하지만 이군이 귀가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이군의 어머니는 학교에 연락을 했고, 학교측은 다시 버스업체(Pupil Transportation)에 연락해 주차된 차들을 둘러보던 한 버스 기사가 차 안에 쓰러져 있던 이군을 발견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군은 평소 오후 2시 30분쯤 수업이 끝나면 오후 4시쯤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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