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올림픽에서는 난도보다 완성도 올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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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스포츠 캡처]
[사진=SBS 스포츠 캡처]

세계 11위. 손연재(21·연세대)가 눈물을 펑펑 흘렸다.

손연재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포르셰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2015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결선에서 곤봉(18.233점)·리본(16.116점)·후프(18.166점)·볼(17.483점), 4종목 합계 69.998점으로 11위를 기록했다. 대회 상위 15위까지 주어지는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지만 손연재는 울음을 터뜨렸다. 2011 프랑스 몽펠리에 세계선수권(11위) 이후 4년 만에 세계 10위 밖으로 밀려난 데다 종목별 메달도 따지 못했다. 손연재는 지난해 터키 이즈미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메달(후프 3위)을 따낸 바 있다.

리본 연기에서 실수가 쏟아졌다. 초반부터 리본을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연기가 전체적으로 불안했다. 리본과 스텝이 계속 꼬인 끝에 16점대 점수를 받았다. 상위권 선수들은 17점 이하의 점수를 받는 일이 거의 없다. 이후에도 연기가 위축되더니 볼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마지막 볼 연기를 끝내고 손연재는 코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렀다. 대회를 마치고 13일 귀국한 손연재는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는 중요한 대회여서 심적인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올 시즌 초 손연재는 발목 부상 때문에 고전했다. 지난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이상 22) 등 동유럽 선수들을 제치고 개인종합 우승을 달성했지만 "홈 어드밴티지로 금메달을 받았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스타니우타(3위·72.132점)와 리자트디노바(5위·71.541점)가 손연재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손연재의 프로그램 구성은 스타니우타와 리자트디노바에 비해 밀리지 않는다. 최대 1.7점까지 얻을 수 있는 푸에테 피봇을 비롯해 댄스 스텝, 수구를 이용해 연기하는 마스터리 등 다양한 난도를 넣어 10점 만점으로 짰다. 실수가 없다면 18점대를 받을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이다. 차상은 해설위원은 "스타니우타와 리자트디노바는 한두 종목을 제외하면 난도 구성이 단조로운데 이번 대회에서 연기 완성도가 높았다. 반면 손연재의 난도는 높지만 잘 구현하지 못했다"며 "올림픽까지 난도를 높이기보다는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연재도 "올림픽에선 가장 강한 선수가 되고 싶다. 그동안 훈련한 걸 모두 보여주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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