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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터·여물리 … 한적하던 마을, 북적이는 이유 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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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충북 옥천의 안터마을. 빙어와 반딧불이가 많이 살 만큼 물이 맑고 경관도 좋은 동네다. 올 들어 이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배로 늘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반년 동안 올린 관광 수익이 5600만원으로 지난해 1년치와 엇비슷하다. 기름진 흙 덕분에 딸기, 고구마, 배추, 수박 같은 농작물이 잘 자라기로 유명한 경기 양평의 여물리마을. 올 1~9월 체험마을로 올린 소득은 2억7000만원에 달한다. 역시 지난 한해 체험마을 수익과 맞먹는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자리한 경북 영주의 솔향기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올 들어 50% 증가했다. 이들 마을의 공통점은 하나다. 지난해 개최한 ‘제1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수상한 곳이다.

 이동필(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행복마을 콘테스트가 살기 좋고 활력 있는 농촌을 스스로 만드는 계기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제2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전국 결선을 앞두고 13일 본지와 한 인터뷰에서다.

 - 행복마을 콘테스트가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성과는.

 “지난해 콘테스트에서 수상한 마을의 소득이 증가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안터마을, 여물리마을, 솔향기마을과 제주 가시리마을 같은 수상 지역의 소득과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마을 주민 스스로 자기 마을의 특성에 맞는 소득원을 개발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데 행복마을 콘테스트의 목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마을의 활력이 높아졌다는 게 가장 큰 성과다.”

 - 전국 마을의 호응은 어떤가.

 “지난해 1891개 마을이 신청했는데 올해 2017개로 늘었다. 호응이 높아진 건 스스로 가꾸고 발전시켜온 자신의 마을을 다른 마을과 비교해 보자는 자부심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또 참가자는 콘테스트의 수상 여부를 떠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우러져 즐기고 협력하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다.”

 -‘반퇴시대’와 맞물려 귀농·귀촌 인구가 늘고 있다.

 “행복마을 콘테스트 수상 마을 가운데 귀농·귀촌인이 주도한 곳이 많다. 해바라기 축제·체험, 해바라기 가공품으로 소득을 창출한 경남 함안의 강주마을과 철가방 극장 같은 특색있는 즐길 거리로 해마다 8만 명 이상이 찾는 청도의 성곡1리는 귀농·귀촌인이 아니라면 성공적인 마을의 반열에 오를 수 없었다.”

 - 행복마을 콘테스트를 해마다 개최하기로 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 농촌은 활력을 잃고 침체돼 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인구 감소,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와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하향식 정책 투자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일률적으로 돈만 나눠주고, 지방은 중앙만 쳐다보고, 지역주민은 정부만 탓하는 지금까지의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주민 스스로 의지를 갖고 자발적으로 정책에 참여하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콘테스트 개최를 결정했다. 지금의 농촌 주민 대다수는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을 성공으로 이끈 주역이다. 젊은 시절의 열정과 경험을 되살려 마을 가꾸기에 다시 적극적으로 도전하길 기대하고 있다.”

 - 농촌 지역개발 정책의 방향을 앞으로 어떻게 바꿔나갈 생각인가.

 “농촌의 고유성과 차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농촌 맞춤형 지역개발을 추진해 나가겠다.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 만들기로 대표되는 상향식 개발 체제도 좀더 탄탄히 구축할 계획이다. 행복마을 콘테스트 역시 고향을 떠나 도시에 살고 있는 출향민, 휴가철 농촌을 방문하는 도시 직장인, 귀농·귀촌을 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 모두 참여하는 기회의 장으로 확대해 나가겠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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