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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각자 수정안 냈으나 합의 이르지 못해

중앙일보

입력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노사정 협상이 막판진통을 겪고 있다.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열린 대표자회의에선 노동 개혁 쟁점 사안에 대해 각자 수정안을 내는 등 일부 의견 접근이 이루며 밤 늦게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작된 협상에는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11일 정부와 여당이 "노사정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노동개혁을 단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처음으로 열렸다.

김대환 위원장은 이날 협상에서 노정 간에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와 저성과자 해고 문제에 대한 최종 중재안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시작 두 시간만인 오후 8시쯤 회의장을 빠져나와 정부 모처에 전화를 걸어 중재안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정부 인사와 격론을 벌이는 등 10여 분 동안 중재안 수용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만 위원장도 오후 8시 20분쯤 회의장을 나와 대기 중이던 한국 노총 간부들에게 김대환 위원장의 중재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들었다. 오후 9시30분쯤에는 김주익 수석부위원장 등 고위간부들을 노사정위로 전원 소집해 중재안을 토대로 한국노총 자체 수정안을 만들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노사정위원회는 이날 합의에 실패하면 13일 회의를 재개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초반부터 이기권 고용부 장관과 김동만 위원장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전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노동개혁 단독 추진 방침을 발표한 것을 두고 한국 노총 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한국노총 고위 관계자는 회의에 앞서 "우리는 정부가 하겠다는 대로 놔두겠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김기찬 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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