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진핑, 아버지를 부사장으로 알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중앙포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초등학교 시절 부총리인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을 부사장으로 착각했다고 홍콩의 문회보(文匯報)가 10일 전했다. 시 주석이 지난해 어린이날(6월 1일) 민족초등학교에서 열린 좌담회에 참가해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직접 전한 일화다.

이유는 중국어 발음 때문이었다. 시 주석은 군인 자녀들이 많았던 베이징 81학교를 다녔다.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주말이면 군복을 입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러 왔다. 시 주석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아버지 군 복장을 본 적이 없었다. 시 주석은 그게 맘에 걸렸다.

어느날 집에 돌아온 시 주석은 가족들에게 "아버지는 왜 군복이나 계급이 없느냐"고 물었다. 가족들은 시 주석에게 아버지는 군인이 아니라 부총리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당시 시 주석은 부총리의 중국어 발음인 푸쭝리(副總理)를 부사장의 발음인 푸쭝징리(副總經理)로 착각했다.
다음날 기숙사로 돌아온 시 주석은 반 친구들에게 "우리 아버지는 부사장"이라고 자랑했다고 한다. 그러자 친구들은 "그럼 네 아버지가 여러 상점이나 상가도 관리하느냐"고 되물었다는 것이다.

당시 좌담회에 참가했던 천추잉(陳秋影) 전 베이징 81학교 교사는 "시 주석이 이 같은 일화를 얘기하자 좌중에서 폭소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천 전 교사는 시 주석이 12살 때 담임교사였다. 그는 "시 주석 아버지인 쉬 전 부총리는 가정 교육이 매우 엄했다. 자녀들이 조금이라도 허영이나 허세를 부리면 용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 주석도 어릴 때 귀공자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겸손하고 후덕한 품성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