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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서비스, 우리 손으로 … ” 청량면 천사 1751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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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해 2월 서울시 송파구에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를 겪다 방안에 번개탄을 피워 놓고 동반 자살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집세·공과금으로 전 재산인 현금 70만원을 남겨 사회적 파장이 컸다.

 이후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사회복지협의체를 구성해 저소득층 생계 보호에 나서도록 했다. 지난 1월 울주군 청량면사회복지협의체(위원장 박무규)가 구성돼 활동에 나선 이유다. 면장·파출소장 등 지역기관장과 주민, 봉사단체 회원 등 15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는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 6월 회의에서 박 위원장은 “기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13년부터 진행 중인 ‘울산시민 천사(1004) 계좌 갖기 캠페인’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시민 한 사람이 한 달에 1004원씩 자동이체되는 계좌를 3개 만들어 나눔을 실천하는 운동이다.

 회원들은 지난 8월 한 달간 ‘청량면 천사운동’을 벌이는 등 주민 참여를 독려했다. 그 결과 기존 회원을 포함해 10일 현재 주민 456명이 3계좌(3012원)씩 1520계좌(월 152만원)에 가입했다. 1인당 3계좌씩 200명 600계좌(월 60만2400원)라는 당초 목표를 초과했다. 협의체는 공동모금회로 들어오는 이 후원금을 자체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청량면 주민의 기부 정신은 이뿐만이 아니다. 협의체와 별도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주민 1295명이 3계좌씩 월 845만 이상을 내고 있다. 천사운동에 가입한 주민 1751명은 청량면 전체 인구(1만6493명)의 10%가 넘는다. 홍순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임은 “면 단위에서 이렇게 많은 인원이 동시에 계좌를 개설한 것은 매우 이례적” 이라고 말했다.

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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