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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세대 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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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에서 '세대'는 '공통의 체험을 기반으로 공통의 의식이나 풍속을 전개하는 일정 폭(幅)의 연령층'이다. 과거엔 베이비붐세대, 4.19세대 등 사건 위주로 불렀는데, 1990년대 X세대란 말이 등장하면서 기성세대와 구별되는 신세대들의 특성을 영문 첫자를 따서 이름 붙이는 게 유행이 됐다. 때문에 이 명칭들은 각각 다른 세대를 일컫는다기보다 비슷한 연령층을 다른 관점에서 명명한 경우도 많다.

▷X세대=캐나다 작가 더글라스 커플랜드의 소설 '제너레이션 X'에서 비롯된 말. '마땅하게 정의할 수 없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X세대는 ~을 입는다'는 식의 마케팅 용어로 쓰이면서 대중화됐다.

자기 중심적이고 소비와 유행에 민감한 층으로 1960년대 후반~70년대 중반에 태어난 세대 중 대략 10~20% 가량이 해당된다고 본다. 패션이 튀고 대중문화에 열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사용 가능 세대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특히 컬러TV 등 영상매체의 발달로 소비지향적 문화가 급격히 확산되던 시점의 세대이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X세대는 또 다르다. 미국의 경우 이들의 사회 진출시기인 1980년대는 실업률이 10%를 넘는 등 경제적으로 불안했던 시기이기 때문에 이들의 문화 속에도 저항적인 요소가 있다. 반면 한국의 X세대는 1980년대 중반의 호황기에 10대를 보내고 20대 초반 문민정부시대를 맞아 정치.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기에 성장해 그런 어두운 측면이 거의 없다.

▷Y세대=미국의 다국적 보험회사 프루덴셜사가 청소년들의 지역사회봉사활동 실태조사보고서에서 2000년, 즉 Y2000에 주역이 될 이 세대를 부르면서 처음 사용한 용어라고 한다. 밀레니엄세대라고도 불리며 2차대전 이후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가 낳았다고 해서 에코세대(메아리세대)라고도 한다. X세대의 특성을 거의 그대로 수용하면서 보다 충격적인 면이 완화된 세대다. 대부분 컴퓨터를 보유하고 서구식 사고나 생활방식에 거부감이 없으며 유행에 민감하고 소비를 매우 즐긴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차원에서 X세대란 말을 버리고 Y세대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여졌다고 보는 이도 있다.

▷Z세대=소비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10세 안팎의 어린 세대로 글자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고 X세대와 Y세대의 다음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선 팝그룹 'Lost Boyz''Young Bloodz'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단어의 끝부분에 복수형인 S자 대신 Z를 써서 제품명을 붙이는, 이른바 Z마케팅이 유행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Antz'를 제작했던 드림웍스 관계자도 "Z이야말로 새롭게 사고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신세대를 대표하는 글자"라고 말했단다.

▷N(네트워크)세대=가상 공간을 무대로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인터넷 세대. 미국의 사회학자 돈 탭스콧이 1997년에 쓴 저서 '디지털의 성장: 넷세대의 등장'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대략적으로 1970년대 말 이후 출생한, 즉 현재 20대 초중반을 일컫는다. 디지털기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정보의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참여자들이다.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디지털 매체에 둘러싸여 성장한 첫 세대로, 연령이 비슷한 Z세대보다 더 본격적인 사이버 세대다. 당연히 편지나 전화보다는 E-메일을, TV보다 컴퓨터에 친숙하며 사이버 상에서 스스로 정보를 찾아가고 개성을 주장할 줄 아는 독립심과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

▷R(레드)세대, W(월드컵)세대=월드컵 당시 폭발적인 에너지와 공동체 의식을 보여줬던 한국의 20~30대.

▷이밖에 신세대를 부르는 명칭들로 C세대(Chemical, 스포츠와 컴퓨터게임, 만화, 음악, 영화, 춤 등 어느 한가지에 미쳐야 직성이 풀린다는 뜻의 중독된 세대), E세대(Entrepreneur, 타고난 사업감각과 수완을 가져 장차 개인사업가를 꿈꾸는 청소년 세대를 일컫는 말), G세대(푸른색을 뜻하는 Green과 세계화를 뜻하는 Global의 첫문자에서 따온 것으로 건강하고 세계화된 미래지향적인 젊은 세대 지칭), M세대(휴대폰으로 전자우편을 보내고 주식시세도 알아보는 등 모바일 컴퓨팅Mobile Computing을 주로 구사한다는 뜻으로, 말하자면 포스트 N세대를 지칭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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