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역사 인정 않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가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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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유구히 흘러 영원히 남는 것이라서,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 하는 것입니다.(不自量力)”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중국 유력 일간지 런민일보(人民日報)와의 인터뷰에서 “동북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갈등과 대립을 평화와 협력의 질서로 만들기 위해서는 역내 국가간에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려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전제될 때, 과거의 역사가 남긴 상처가 치유되고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박 대통령은 런민일보와 사전에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 참석 등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한다.

박 대통령은 “한·중 양국은 20세기 초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을 당했던 불행한 역사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며 “당시 우리의 독립항쟁은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전개됐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중국 국민들의 지원이 있었던 것을 나와 우리 국민들은 잘 기억하고 있고, 오래된 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사의부터 표했다. 이어 “한국도 올해 (일본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광복 70주년을 맞아 과거 독립항쟁의 역사를 기념하고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활발한데, 중국에서 펼쳐졌던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내가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세기에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던 ‘환난지교(患難之交)’의 역사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환난지교라는 표현으로 양국의 우정을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중국 정부와 지방 정부들이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비롯해서 충칭 광복군 총사령부, 하얼빈 안중근 의사 기념관 등 중국 각지의 한국 독립운동 사적지 보호에 적극 협조를 해 준 데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또 한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올바른 역사 인식을 중시하면서 미래에도 방점을 찍었다. “동북아 지역에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상호협력을 증진시키는 패러다임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이 현재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추진하고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의 재가동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협력의 관행을 통해 신뢰의 새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번 9.3 전승일 기념행사와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동북아 지역에서 보다 미래지향적인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면서다.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의 꿈과 중국의 꿈을 함께 이뤄나가기 위해서는 정치·외교안보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는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발전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중 양국관계가 발전할수록 도전 요인도 많아지게 마련이다. 이런 문제들을 지혜롭게 관리해서 한·중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면 중국몽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 국민을 향한 직접적 메시지도 발산했다. “올해 첫날 인민일보의 인민망을 통해 중국 네티즌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린 후 많은 중국 국민들께서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내주셨는데,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중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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