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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중국산 세단 훙치 타고 사열 … 펑리위안 여사 영어로 정상들 안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3일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단문(端門) 앞 광장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외를 시작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외국 정상급 귀빈들을 영접했다. 개별 촬영을 마친 뒤 펑 여사는 각국 대표에게 “이쪽으로 오세요(This way, please)”라는 영어로 정상들을 안내했다. 붉은색 원피스 차림의 펑 여사는 노란색 재킷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 옆자리에서 단체 촬영에 참가했다.

 외국 귀빈 중 앳된 백인 소년 한 명이 천안문 망루에 올라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주인공은 니콜라이 루카셴코(10).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1) 벨라루스 대통령의 셋째 아들이다. 2013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아버지와 동행했다. 벨라루스의 영향력 여론조사에서 43위에 오른 유명 인사다.

 천안문을 내려온 시 주석은 오전 10시20분 중국산 고급 세단의 대명사인 훙치(紅旗)에 탑승해 사열을 시작했다. 훙치 자동차는 지난해 박 대통령의 방중 때 중국 측이 제공한 차종이다. 시 주석이 탄 훙치의 번호판에는 붉은 바탕에 금빛의 중화인민공화국 휘장이 달렸다. 번호판에 휘장이 달린 것은 66년 만에 처음으로 전임 지도자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규모인 207명으로 편성된 3군 의장대가 절도 있는 동작으로 천안문 앞을 지나며 분열이 시작됐다. 51명의 육·해·공 여군 의장대가 눈길을 끌었다. 6.5㎏의 95식 소총을 들고 분열한 이들은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갖췄으며, 평균 신장 1m78㎝로 20대의 뛰어난 미모를 자랑했다. 2009년 건국 60주년 열병식에서 378명의 비무장 치마 군복 차림의 3군 여군 부대와 기관단총을 들고 분홍색 치마를 입은 352명의 여성 민병부대에 이은 여군 사열이었다.

 이날 열병식에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활약 중인 월드스타 청룽(成龍)이 참석했다. 역시 정협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영화감독 천카이거(陳凱歌) 감독도 열병식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인들에게 ‘다이빙 여제’로 불리는 전 다이빙 중국 국가대표 출신 궈징징(郭晶晶)도 열병식 스타 중 한 명이었다.

 열병식의 ‘숨은 영웅’은 2000명이 넘는 청소부였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베이징 환웨이(環衛)그룹에 따르면 천안문 주위 화장실은 지난 60주년 열병식에 비해 네 배로 늘어나 열병식 참석 인원 24명당 화장실 하나가 배정되도록 배려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군자는 왼손을 귀하게 여긴다(君子居則貴左)”는 『도덕경』의 구절을 인용해 시 주석이 ‘왼손 경례’를 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수륙양용장갑차 내부와 항공부대 안까지 촬영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왕철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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