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 흔들기 정치인 도리 아니다” 사퇴론 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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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퇴진 요구를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했다. 지난 1일 광주·전남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다.

 특히 “문 대표 사퇴가 최고의 개혁”이라고 주장해온 박주선·조경태 의원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자신의 정치를 위해 당을 흔들고 지지를 무너뜨리는 것은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간 문 대표는 두 의원에 대해선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이날은 기자들 질문에 두 의원의 주장이 ‘당을 흔드는 행위’란 취지의 답을 내놓았다.

 비노진영 일각에서 거론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총선 승리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총선은 모든 세력이 단합해 치러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신 문 대표는 박지원·안철수·박영선 의원 등을 적시하며 “적절한 시기가 되면 당의 지도자급에 해당하는 분들이 모두 참여하는 ‘무지개·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다음달 16일 혁신안이 중앙위원회에서 처리되는 것을 계기로 당 내분에 종지부를 찍고 총선 준비체제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혁신안 처리에 이어 다음달 18일 당 창당 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나면 총선기획단과 공약기획단, 인재영입위원회를 다 출범시키겠다”며 “10~11월 모바일 시스템을 가동해 시민 참여를 넓히는 활동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에서 실패하면 정치적 미래가 없는데, 총선 승리에 저만큼 절박한 사람이 있느냐”는 말도 했다.

 문 대표는 ‘절박한 총선 승리’를 위해 ‘대통합’을 강조했다. “과거와 같은 야권 후보단일화는 곤란하고, 범야권 통합 내지 연대의 방식을 강구하겠다”면서다. 그는 “천정배 의원을 끌어안지 못한 걸 지금도 후회한다”며 “정동영 전 의장과 천 의원에게 함께하자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탈당한 이용섭 전 의원 등이 일괄 복당하는 ‘대사면’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천정배 신당’에 대해선 “단합해서 총선에 이기고 정권을 찾아오라는 게 국민과 호남 민심인데 신당은 야권을 분열시키는 것”이라며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정배, “공천 탈락자는 안 받아”=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탈락이 걱정돼 신당을 하겠다는 문의를 해오면 ‘노 생큐’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과 관련한 질문엔 “탈당 소문은 들었지만 어떤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갖고 갈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내가 문재인 대표 등 특정 인물이나 세력에 반대해 신당을 만들려는 건 아니다”고 했다. 손학규 전 고문의 정계 복귀에 대해선 “한국 정치를 전면 재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심을 보였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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