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넷 중 한 건은 일가족·친구 공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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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일가족 다섯 명은 3년간 20건의 접촉사고를 고의로 일으켜 보험금 1억1000만원을 가로챘다. 가족이 차량 두 대에 나눠타서 뒤차가 앞차를 들이받은 추돌사고였다. 가족끼리 피해자와 가해자 역할을 분담한 사례다. 전체 보험사기 네 건 중 한 건은 A씨처럼 일가족·친구끼리 공모한 보험사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3년(2012년 1월~2015년 3월) 자동차상해 보험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금감원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총 859건의 자동차 고의사고를 적발했다. 이 사고에 관련된 보험사기 혐의자는 모두 64명인데 이 중 26%(18명)가 일가족이나 친구 사이였다.

가족이 모두 한 차에 탄 뒤 고의적으로 사고를 낸 경우도 많았다. B씨 일가족 7명은 3년간 자동차사고 29건을 고의로 일으켜 1억8400만원을 가로챘다. B씨는 어린 자녀를 차량에 동승시켜 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더 받아내기도 했다.

가족·친구와 공모하지 않은 단독 범죄의 경우 단기간에 집중적인 사고를 낸 사례가 많았다. C씨는 5개월 동안 26건의 사고를 내 1억1700만원을 받아냈다. 인적이 드물거나 CCTV가 없는 주차장에서 주차하다가 기둥을 받았다는 식으로 보험금을 요청했다. 보험사는 목격자가 없기 때문에 C씨의 진술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혐의자 64명을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10월 말까지인 경찰청의 보험범죄 특별단속기간 동안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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