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끄는 거리형 상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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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에 사는 전모(59)씨는 최근 수도권의 한 신도시에 나온 스트리트형 상가 1개 점포를 분양 받았다. 오피스텔 등 여러 임대수익형 부동산을 두고 고민한 결과다. 전씨는 “스트리트형 상가인 판교 아브뉴프랑은 주말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며 “명소가 되면 임대수익 외에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요즘 상가 분양시장에 스트리트형 상가가 부쩍 늘었다. 위례·동탄2·한강·광교신도시 같은 공공택지에서 잇따라 분양됐거나 분양할 예정이다. 아브뉴프랑 등 앞서 완공한 스트리트형 상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덕분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분양도 잘 된다. 실제 최근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카임애비뉴, 위례신도시 아이파크애비뉴 1·2차 등이 분양 시작 며칠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분양마케팅회사인 앰게이츠 장원석 대표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스트리트형 상가 개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며 “최근 상가 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은 스트리트형 상가”라고 전했다.

 스트리트형 상가란 보통 인도(人道) 양 옆으로 배치한 2층 정도의 저층 상가를 말한다. 유럽의 카페거리처럼 쇼핑객이 걸으면서 쇼핑하거나 휴식할 수 있게 설계한 게 특징이다. 형태면에서 기존의 도심 내 쇼핑몰과 같은 박스형(고층) 상가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스트리트형 상가가 인기를 끄는 건 박스형 상가에 비해 개방감이 뛰어나 집객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개발회사 네오밸류 최순웅 이사는 “쇼핑객의 상가 내 체류 시간이나 재방문율이 상당히 높다”며 “상가 내 업종 구성만 잘 하면 지역의 명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판교신도시 아브뉴프랑은 주말 유동인구가 2만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다.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이 없고, 대부분의 점포가 인도와 접해 있거나 인도에서 보인다는 점도 매력이다. 상가마케팅회사인 프렌즈 양창용 본부장은 “점포 안의 진열 상품이 거리를 오가는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돼 기존의 고층 상가에 비해 구매력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장점이 많은 반면 기존의 쇼핑몰과는 많이 달라 투자 땐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상권 초기 활성화 계획을 잘 살펴야 한다. 도심 외곽이나 신도시와 같은 새로운 개발지역에 들어서는 예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기존 유동인구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각종 문화행사 등의 콘텐트가 없으면 상권 활성화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시행사 등 개발업체 등이 점포 일부를 직접 소유·운영하는 곳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스트리트형 상가의 경우 무조건 1층을 고집할 게 아니라 상가 내 동선 등을 고려해 점포를 선택해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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