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객에게 가치있는 체험 제공하라, 위기에 빛날 것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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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선
한국생산성본부 상무

국내외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최근 국가적 재난까지 발생하면서 시장과 고객, 기업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그 만큼 경영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키워가며 성과를 내는 기업이 있고, 그 중심에는 지속적으로 빛을 발하는 브랜드가 있다.

빛을 발하는 브랜드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친밀한 고객 관계 활동을 통해 고객과의 신뢰가 견고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고객접점에서 긍정적 경험을 많이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위기상황이지만, 중장기 측면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긍정적인 경험 축적이 절대 필요한 이유다.

2000년대 초반 미국 항공사는 911 사태로 혹독한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항공사가 사우스웨스트다. 전통적으로 저가, 펀(Fun)경영을 추구하던 사우스웨스트는 위기 극복을 위해 서비스 전달체계의 철저한 검토를 통해 고객의 긍정적 경험을 확대해 나갔다. 고객 이용 패턴의 면밀한 분석을 통한 노선 신설, 여행사를 통한 발권 대신 직접 발권으로 고객의 서비스 경험 확대, 기장도 짐을 들어주는 전 직원의 고객 중심 서비스, 테러로 인한 고객 불안 해소를 위한 적극적 TV 광고 등이 그것이다. 이는 고객의 긍정적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불황에도 경쟁력을 유지한 대표적인 사례다.

지속적으로 빛을 발하는 브랜드는 위기일수록 특별한 답을 찾았고 다양한 접점에서 긍정적 경험을 축적했다.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핵심인 긍정적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서 다음 사항이 실천되어야 한다.

첫째, 고객이 경험하는 전체 서비스 전달체계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완벽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둘째, 브랜드의 경험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세분화하고 이에 적합한 제품, 서비스, 마케팅 활동을 제공하여 긍정적 경험을 축적하여야 한다.

셋째, 고객 경험이 이루어지는 접점과 실행과정의 주기적 모니터링을 통해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는 활동의 성과 측정 후, 개선사항 도출 및 결과를 피드백하는 시스템을 구축, 운영함으로써 긍정적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하여야 한다.

현재의 위기는 기업 모두에게 주어진 도전이다. 이를 기회로 만들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과 같은 대응으로는 부족하다. 시장과 고객을 재정의하여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고 축적하는 브랜드만이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그것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길이다.

이춘선 한국생산성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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