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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특목고"… 외고 졸업생 20%만 어문계 진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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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외국어고 졸업생 열명 중 두명만 어문계열 진학''과학고 졸업생의 13~14%가 의대 진학'.

특목고가 대학진학을 위한 입시위주의 교육과 교육여건 제약 등의 영향으로 설립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교육개발원 김영철 선임연구위원은 12일 열린 '특수목적형 고교 운영 실태 및 진단'세미나에서 "특목고 졸업생들이 동일계가 아닌 의대와 법대 등에 많이 진학하는 등 특목고 목적에 부합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비교내신제 적용 등 설립 취지에 충실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어고.과학고 졸업생들의 진로 조사 결과 올해 대원외고 등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를 졸업한 2천5백23명 중 동일계인 어문계열에 진학한 학생은 5백51명(21.8%)에 불과했다. 전체 외국어고 졸업생 중 0.9%는 이공계, 0.7%는 의대로 진학했다.

또 과학고의 경우 올해 졸업생의 12.8%(지난해는 14%)가 이공계가 아닌 의대에 진학했다. 이공계 진학자는 81.9%(지난해 기준)였다.

특목고 학생들의 교육과정과 수준을 반영하지 않는 대입 전형 제도도 충실한 특목고 교육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97년 특목고 비교내신제가 폐지된 이후 재학생들의 자퇴현상이 빚어진 게 대표적 예다.

실제로 특목고 졸업생들의 서울대 진학률이 예상 외로 저조한 실정이다.

서울과학고.한성과학고의 경우 올해 졸업생의 40~50%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진학했고 나머지 학생 중 서울대에 진학한 학생은 10% 안팎(11~14명)에 그쳤다.

외국어고의 경우 대원외고(14%)와 명덕외고(12%)만 서울대 진학률이 10%를 겨우 넘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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