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원, 샘표 '폰타나' 제품 컨셉 그대로 도용?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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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의 식품 X파일]

샘표와 대상그룹이 파스타 소스 컨셉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대상이 최근 새롭게 내 놓은 파스타 소스의 SSG목동점 입점을 기념해 ‘맛으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이라는 주제로 시식행사와 제품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당연히 보도자료와 사진도 배포했겠지요. 그런데 이 제품과 행사의 컨셉이 기존 파스타소스 브랜드인 샘표의 ‘폰타나’와 너무 비슷하다는 거지요.

샘표는 폰타나를 출시하면서 ‘맛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브랜드 컨셉을 큰 줄기로 잡았습니다. 전 제품에 세계 각 지역 본 고장의 맛을 재현한 제품을 내 놓았죠. 이탈리아 각 지역별 정통 레서피를 기반으로 연구해 심혈을 기울인 파스타 소스를 내놓았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맛으로 떠나는 여행, 폰타나’ 타이틀을 단 폰타나 공식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오픈해 운영중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재 파스타소스 1위 기업인 대상 청정원이 샘표의 마케팅 컨셉을 똑같이 따라해 제품을 출시한겁니다.

샘표는 허탈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샘표 한 관계자는 “보통 2위 기업이 1위 기업을 따라잡으려고 컨셉을 도용하는 일이 자주 있다. 이것도 문제가 있지만 그런다고 해서 2위가 1위를 잡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1위 업체가 저 멀리 떨어진 하위 업체가 고심해서 만든 마케팅 컨셉을 완전 베끼는 거다. 기업윤리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제품 하나를 출시할 때 연구개발비용은 1~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마케팅 비용은 20% 전후이죠. 1위 업체가 하위 업체가 열심히 만든 마케팅 소스를 그대로 베껴 제품을 출시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더군다나 마트 등에서 같은 진열대에 놓일건데, 소비자는 당연히 하위업체가 1위 업체를 따라한 거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컨셉 베끼기에 대한 법적 제한은 사실상 없는 상태입니다. 대상은 예전에도 CJ 다시다의 컨셉을 도용해 법정 소송까지 갔지만 결국 해결나지 않았던 사례도 있었죠.

제품 컨셉은 엄연한 저작물입니다. 하루빨리 법을 개정해 이런 억울한 일들이 없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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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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