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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브파티' 마약이 춤춘다…또 2명 사망

미주중앙

입력

"음악을 즐기러 간 축제였지만, 약(마약)을 안 하면 홀로 뻘줌했어요."

지난 1일 포모나 페어플랙스에서 열린 2015 하드 서머 뮤직 페스티벌에 다녀온 장모(26)씨는 축제 현장의 마약 사용 실태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축제에 참석한 관객 대부분이 공공연하게 마약을 사고 팔고, 마약에 취한 채 음악을 즐긴다는 게 장씨의 설명이다. 장씨는 "각종 음악 축제를 즐겨다닌다. 마약 규제가 허술한 축제 현장에서는 호기심과 절제의 두 마음이 싸운다"고 말했다.

6만5000명이 몰린 축제 현장에서 결국 일이 터졌다. 마약을 복용하고 축제를 즐기던 10대 여성 2명이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여성은 베트남계인 트레이시 응누옌(18)이다. 다른 한 명의 신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검시소 에드 윈터 검시관은 3일 "약물 과다 복용에 의한 심장 마비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카운티 정부의 힐다 솔리스, 마이크 안토노비치 수퍼바이저가 축제 폐지안을 거론하고 나섰다. 솔리스 수퍼바이저는 3일 "지난해에도 위티어에서 열렸던 같은 축제에서 19세 여성이 숨졌다. 역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고였다"며 "더 이상 지켜만 볼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두 수퍼바이저는 4일 열리는 수퍼바이저 위원회에서 하드 서머 뮤직 페스티벌 폐지안과 레이브(Rave) 파티 규제 강화 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레이브 파티는 1987년 영국의 한 클럽에서 시작된 파티다. 빠르고 현란한 음악에 맞춰 다같이 춤을 추면서 즐기는 파티를 말한다. 버려진 창고, 비행기 격납고, 천막 등 공개된 장소에서 밤새 춤을 추는 파티를 뜻하기도 했다. 하지만 밤새 파티를 즐기면서 집단 환각 상태인 '트랜스 효과'를 내기 위해 엑스터시 등 마약을 즐기는 파티로 변질됐다. 규정상으로는 마약 복용(투약)이 금지다. 하지만 주최 측이 규제를 느슨하게 하면서 관객들이 마음껏 마약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축제 경험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뮤직 페스티벌에는 한인 관객들도 다수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약에 취한 아시안도 많았다. 횡설수설을 하는 한국어를 여러 번 들었다"고 말했다. 과거 참석 경험이 있는 30대 이모씨도 "현장에 가면 (마약 복용이) 너무 당연해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LA카운티 검찰은 "주최 측이 마약 반입 금지 지침을 얼마나 지켰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구조대와 경찰들을 동원해 지침에 따라 대응했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2010년 레이브 파티와 관련한 규정을 만들었다. 콘서트 주최 측은 ▶공연장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를 할 것 ▶마약 소지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 ▶공연장 내에 물공급 시설을 마련할 것 ▶구조대 진·출입로를 마련할 것 등이 지침 내용이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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