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한국 노동자…7명 중 1명은 최저임금 이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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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 15%는 최저임금 이하의 돈을 받고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일 발표한 ‘고용 전망 2015’에 따르면 한국의 최저임금 이하 노동자 비율은 14.7%로 조사대상(주요 20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주요 20개국 평균(5.5%)의 2.7배에 달한다. 특히 최저임금 이하 소득 노동자가 전체의 2%에 불과한 일본의 7배에 이른다. 미국의 최저임금 이하 노동자 비율은 4.3%, 캐나다는 6.7%, 뉴질랜드는 2% 수준이다.

OECD는 보고서를 통해 “정규직으로 중위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의 비율은 한국과 일본이 비슷하지만, 최저임금 이하의 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의 비율은 한국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노동의 임금 격차가 일본에 비해 훨씬 클 뿐 아니라 높은 소득을 받는 노동자와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 노동자의 소득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최저임금 위반은 법 제도가 취약한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인도네시아에선 노동자의 49%만이 최저임금 이상의 돈을 받고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또한 전체 노동자의 53%만이 최저임금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을 벗어난 준선진국임에도 여전히 최저임금제가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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