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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 협회 주명룡 회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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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58.얼굴)회장은 엄밀히 말하자면 '은퇴자'가 아니다. 그는 뉴욕한인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다.

하지만 그는 청와대 앞에서 지난 4월 말부터 거의 매일 연령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나이가 법적으로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유일한 차별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朱회장을 만나봤다.

-기업들이 연봉에 비해 업무능률이 떨어지는 고령자를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닌가.

"능력에 따라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나이 많은 사람들 중에 그들을 대체할 젊은 사람들보다 더 경험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명백한 평등권 침해다. 인권위원회에 연령차별이 인권침해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나라에는 연령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없나.

"지난해 11월 고령자고용촉진법에 연령차별을 못하도록 한 조항이 새로 들어갔지만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일 뿐이다. 처벌조항을 만들어야 실효가 있다. 미국처럼 연령차별금지법을 제정해 나이로 인해 취업.승진.해고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규정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노년층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과 여성들도 취업연령 제한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비정규직.외국인 근로자도 법으로 보호를 하자는 나라가 가장 흔한 연령차별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다."

-연령차별을 없애기 위한 대안은.

"우선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 기업도 연공서열식 인사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나이 든 사람이 직급과 연봉을 낮춰 정년까지 근무하길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개인들도 나이와 그동안의 직급에 얽매이지 말고 능력에 걸맞은 일이 주어지면 그에 맞춰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은퇴자협회는 어떤 단체인가.

"3천5백만명의 회원이 있는 미국은퇴자협회를 모델로 지난해 1월 창립했다. 현재 등록회원은 3만4천여명인데 회원들의 활동은 아직 소극적인 편이다. 앞으로 연령차별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에 협회의 역할과 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중앙일보 특별취재팀= 정철근.장정훈.하현옥.권근영 기자(정책기획부), 최지영 기자(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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