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외국인 칼럼

중국과의 인터넷+ FTA 기대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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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馬雲) 회장이 창업한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많은 인터넷 비즈니스 창업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쌍십일절(雙十一節)'로 불리는 11월11일 하루 동안 알리바바 거래액은 10조원이나 된다. 이제 알리바바를 비롯한 인터넷 상거래 기업들은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인터넷이란 플랫폼에서 제공해 주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거래는 죽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해 '1인 벼락부자 만인실업(一人暴富 萬人失業)'이란 말이 유행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로 손쉽게 벼락 부자가 나오고 오프라인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던 도매 및 소매 상인들이 실직자로 전락한 현상을 빗댄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에 백화점과 대형 마트를 포함한 소매업체 120개가 폐업했다.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王健林) 회장의 완다(萬達)백화점 10개 점포를 포함한 25개 백화점 점포가 문을 닫았다. 까르푸(家樂福)·메트로(麥德龍)등 외국계를 포함해 95개 대형마트도 문을 닫았다. "곧 폐업하겠다"고 아우성치는 오프라인 매장이 줄을 서 있다.

내부 경영 실패도 이유겠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된 영향이 더 클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은 중국인들의 일상 생활을 더 편리하게 변화시키면서 중국에서 시장판도까지 바꿔놓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 회사원이나 기업인이 모여서 밥 먹고 차 마시면서 나누는 화제는 단연 인터넷이고 그 중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인터넷+(플러스)'다.

인터넷+는 전통 도·소매 산업을 인터넷과 융합시키자는 취지의 국가 전략이자 전국민적 프로젝트다. 리커창(李克?) 총리가 지난 3월에 열렸던 12기 중국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국회에 해당)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하면서 처음 공식 제기했다. 리 총리는 5월초 베이징의 중관춘(中關村·중국의 실리콘밸리)을 깜짝 방문해 인터넷+ 전략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줬다. 리 총리는 스타트업(Startup) 구인·구직 사이트인 라꺼우왕(拉勾網)이 인터넷을 이용해 100만여 명의 구직자를 취업시켰다는 성공스토리를 듣고 즉석에서 크게 칭찬했다. 기업 줄도산으로 실직자가 급증하는 마당에 인터넷+로 취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기업인들은 지역 정부가 제시하는 인터넷+ 정책을 반기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400억 위안(약 7조5000억원)의 신흥산업 창업 인도 기금 조성, 신규 인터넷 창업자에 사무실 3년 무료 제공, 세금 및 대출 이자 감면 등 정부 지원책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전통 은행과 인터넷 금융의 융합을 비롯해 인터넷+는 이제 다양한 영역에서 경제를 재편하고 게임의 룰을 빠른 속도로 바꿔가고 있다.

인터넷+는 한국 기업에도 기회다. 중국은 인터넷+ 기술과 교육 분야에서 아직 실력이 부족하기에 이 분야에 앞서 있는 한국과 협력 여지가 크다.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한·중 경제관계는 이제 '인터넷+ FTA' 시대를 기대해 볼만하다.

왕웨이 연세대 국제대학원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