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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홍오봉·김주영 행위예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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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과거는 잊지 말자". 일본과의 대화에서 늘 상기해야 할 한마디다0

. 식민지 역사의 앙금이 남아 있는 우리 미술가 두 명이 이를 몸으로 새기는 작품을 발표해 자칫 둔감해질 수 있는 한.일 관계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행위예술가 홍오봉(47)씨와 김주영(55)씨가 고른 주제는 일제 말 일본으로 끌려가 강제 노역에 시달리다 죽은 징용자들이다.

홍씨는 7일 일본 나가노현 고쇼구(更埴)시 예술마을 가도갤러리에서 시작한 '장소의 미술-마쓰시로 대본영으로부터'초대전에 29일까지 참가한다.

마쓰시로(松代) 대본영은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 최고사령부가 있던 방공호로, 이 공사를 위해 끌려간 조선인 징용자 6천여명이 식량부족과 각종 사고 속에 강제 노역을 하다 희생당했다. 홍씨는 대형 비닐로 터널을 설치한 뒤 바람을 불어넣어 조선인들의 넋을 달랜다.

지난 10여 년 한국인의 핏줄을 더듬는 다양한 행위예술을 펼쳐온 김주영씨는 17일부터 23일까지 한국의 영암과 일본의 시모노세키.아키타를 잇는 설치-퍼포먼스 '이름없이 스러져간 사람:어느 조센징 노동자 이야기'를 현장에서 실연한다.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한 가난한 식민지의 아들이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간 뒤 시모노세키의 똥꼴마을에서 중풍으로 죽기까지를 더듬는 김씨의 이번 작업은 실존 인물이었던 하헌식의 일생을 모델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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