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가수 유승준 입국-거짓말 책임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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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에 이어 또다시 스티브 유(유승준)의 입국 허용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병역 의무자로서 외국 영주권 등을 취득한 사람에 대해서는 이주한 나라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병역의무를 면제해 준다. 하지만 이렇게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이 재귀국, 1년 이상 체류하는 경우는 이주 목적을 이탈한 것으로 간주해 병역의무를 부과한다.

스티브 유는 13세 때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해 영주권을 취득, 병역을 연기 받은 뒤 20세가 된 1996년 입국해 가수활동을 시작했다. 그후 그는 국내에서 수학할 경우 1년 이상 체류해도 병역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제도를 이용했고, 학적 보유 기간을 최대한 연장하면서 연예활동을 계속했다.

그는 모국 수학제도를 악용하는 것이 여론의 질타를 받자 징병검사 연기처분을 취소했다. 이후 디스크 수술을 받고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이어 그는 공연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해 시민권을 취득했다.

스티브 유는 미국 시민이므로 국내법으로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병역 면탈 의혹을 받을 만하다. 장병들의 사기저하와 앞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청소년들에게 신성한 병역의무를 경시하게 만들고 잘못된 사회적 가치관을 형성시킬 우려가 있다. 의무없이 권리만 향유하려는 의식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박경규(병무청 징모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