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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서퍼의 위엄…상어 나타나자 발로 '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상어의 습격을 맨손으로 물리친 남성이 등장했다.

1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턴 케이프주(州) 제프리스 베이에서 열린 월드투어 대회 ‘제프베이 오픈’ 결승 도중, 호주의 서퍼 믹 패닝(34)이 상어의 공격을 받고 사투를 벌였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패닝은 세계 대회에서 3차례 우승한 베테랑 서퍼다.

이날 패닝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서프보드 위에 앉아 있었다. 갑자기 뒤쪽에서 지느러미만을 드러낸 큰 상어가 나타나 그를 공격했다. 서프보드가 뒤집히면서 패닝은 물 속으로 사라졌고, 약 10초 후 물 밖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패닝은 헤엄을 치면서 자신을 쫓는 상어를 향해 발길질을 하며 방어하다 달려온 3척의 보트에 구조됐다. 그는 다행히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 보드에만 약간 손상이 갔다. 상어가 패닝에게 다가가 서프보드에서 떨어뜨리는 모습은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패닝을 공격한 상어의 종은 밝혀지지 않았다.

패닝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어가 다가와 나와 보드를 묶은 로프를 삼켰고, 나는 상어를 발로 차며 비명을 질렀다”며 “달아나다가 스스로 보호하기로 한 뒤 상어의 지느러미를 노렸고 그것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말했다.

세계서프리그(WSL) 측은 급작스런 사태에 나머지 경기를 취소하고, 패닝과 당시 물속에서 경쟁을 벌이던 줄리언 윌슨(호주)에게 우승 상금을 공동배분하기로 했다. WSL 측은 성명을 통해 “다친 사람이 없어 매우 다행”이라며 “침착함을 잃지 않은 패닝의 빠른 대처는 가히 영웅적이었다”고 밝혔다.

패닝은 5살 때부터 서핑을 시작했다. 현재 세계 4위로 ‘화이트 라이트닝’(White Lightning)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이 지역 인근에서는 2013년에도 서퍼 한 명이 상어 공격을 받고 숨진 적이 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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