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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최경환, 문재인 찾아가 “추경 통과 도와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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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야는 9일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안에 대해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독한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들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왼쪽부터) 등 여야 지도부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오른쪽 뒷모습)와 이야기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자리로 찾아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원내대표 대행), 김성태 국회 예결위 여당 간사와 함께였다. 문 대표는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함께 김 대표 일행을 맞았다.

 김 대표는 문 대표에게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이 굉장히 절박한 과제이기 때문에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처리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가능한 한 20일까지 본회의를 열어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늦어도 23일, 24일까지는 꼭 좀 통과시켜 주시라”고 말했다.

 황교안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 대신 읽은 추경 예산안에 관한 국회 시정연설이 끝난 뒤 본회의장에서 생긴 일이다. 김 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한 얘기를 전하며 “문 대표도 우리 호소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이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일단락되면서 추경 정국이 시작됐다. 정부가 요청한 추경안에 대해 여야는 일단 심사를 시작하기로 9일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황 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을 통해 “이번 추경안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가뭄으로 인한 불안과 어려움을 하루속히 극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소요를 담았다”며 정부가 제출한 11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원안대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악화된 경기 여건으로 인해 세입도 당초보다 감소될 것으로 전망돼 경제와 민생이 더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추경안이 국회에서 빨리 처리돼 현장에 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요청대로 추경안이 신속하게 처리될지는 불투명하다. 새정치연합은 정부안에서 5조6000억원을 삭감한 자체 추경안을 발표하고 정부·여당과의 줄다리기를 예고했다. 새정치연합은 정부의 추경 예산안에 ‘불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과 세입보전액이 포함됐다’며 삭감을 주장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새정치연합 자체 추경안을 발표하며 “박근혜 정부가 근본적인 세입 확충 방안 없이 지출 재원을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장률을 과도하게 잡은 뒤 국세 수입을 부풀렸다”며 “정부가 자초한 잘못을 빚을 내 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논평에서 “SOC 예산은 과거에도 추경에 편성된 사례들이 있고 이번에도 일자리 창출과 민생을 위한 예산이며, 세입보전 5조6000억원도 경기 부양을 위해 당초 계획대로 재정지출을 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여야의 입장 차로 20일 본회의 처리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 예결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태·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이날 회동 뒤 23·24일 중 하루를 택해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안 의원은 “7월을 넘기진 않지만, 정부가 희망하는 날짜에 맞추기 위해 졸속심사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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