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진정국면에 들어서면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관광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그러나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9일 중국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에 대한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 마이투궈뤼(邁途國旅) 여행사의 경우 6월 한국 방문객은 거의 없었으나 최근 일주일 동안 100여 명 단체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주부터는 하루 수 건씩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 리샤오휘(李曉輝) 총경리는 "조금씩 상황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 이전 이 회사는 매월 1만여 명 정도의 유커를 한국에 보냈다.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携程)에도 최근 일주일간 개인적으로 한국 여행을 문의하는 전화 수십 통이 걸려오고 있다.
경화시보(京華時報)는 한국 정부가 내놓은 비자 혜택, 여행상품 가격인하 등 각종 우대조치로 유커들의 한국 방문이 점차 회복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 등 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9월 말까지 단체관광객 비자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조치를 발표했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특가 단체 티켓을 출시하고 롯데면세점도 대규모 세일 계획 등을 발표했다.
국내 항공사들의 탑승률도 완만한 상승세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달 50%에 불과했던 탑승률이 7월 들어 80%까지 올랐다. 아시아나 항공도 7월 탑승률이 66%로 지난달 보다 16%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메르스 이후 항공편과 좌석수를 대폭 줄인 상황이어서 실제 탑승률은 지난해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중국 항공사들의 제주도 운항도 서서히 회복세다.
중국 샤먼(廈門)항공은 15일부터 제주-푸저우 노선에 왕복 기준, 주 3회 항공기를 띄운다. 제주-샤먼 노선에도 16일부터 주 3회 항공기를 운항하기로 했다. 난팡(南方)항공도 메르스 발생 이후 취소했던 제주-정저우 노선에 16일부터 주 2회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청두 노선을 운항하는 쓰촨(四川)항공은 이달 13일부터 주 3회 정상 운항한다. 춘추(春秋)항공은 지난 1일부터 제주-스자좡 노선에(주 3회) 항공기를 다시 운항하고 있다. 동팡(東方)항공은 지난달 감축 운항한 제주와 상하이 노선 항공기를 26일부터 주 10회로 정상 운항키로 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