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관광객 줄어서…" 단체입국해 범행 저지른 보이스피싱 조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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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조직을 구성한 뒤 단체 입국해 범행을 저지른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메르스 때문에 관광객이 줄자 돈을 벌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보이스피싱 범행을 모의 및 실행한 국내 총책과 전달책, 감시책, 인출책 등 일당 5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일 피해자 K(75)씨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하며 “범죄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해야하니 금감원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속이는 등 6명의 피해자로부터 2억7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1일 서울 송파구청 인근에서 통장명의자를 접촉해 피해금을 인출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전달책 및 감시책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이후 이들을 통해 범행에 가담한 공범들을 순서대로 검거해나갔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중국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여행가이드를 하던 중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이 줄어 수입이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초창기 보이스피싱 조직과 달리 범죄조직과 아무 관련이 없는 이들에게 고액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현혹한 뒤 인출책으로 고용해 범행에 가담시키고 있다”며 “학생들에게도 알바비 10만원을 주겠다며 인출책으로 고용해 범행에 가담시키는 등 수법이 악랄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달아난 공범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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