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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울리는 대포통장 사기…구직사이트 피싱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취업준비생 A씨는 한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건설회사 전기보조 업무에 응시했다. 얼마 뒤 해당 회사 과장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합격을 통보하며 “입사 첫 달이니 월급 지급 절차를 밟는 차원에서 통장을 한 달만 관리하겠다”고 했다. A씨는 취업이 됐다는 기쁜 마음에 별다른 생각 없이 통장과 체크카드, 계좌 비밀번호를 모두 제출했다. 그러나 다음날 과장이라는 사람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2주 뒤 경찰로부터 통장양도행위 관련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여름방학을 맞아 구직사이트 피싱주의보가 내렸다. 가을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취업을 미끼로 통장을 빼돌리는 대포통장 사기가 자주 일어나고 있어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대포통장 사고(1070건) 중 60.6%(649건)가 인터넷 구직사이트 등을 통한 취업 빙자 통장 가로채기다. 앞선 사례처럼 “취업이 됐으니 급여 이체를 위해 통장과 비밀번호를 달라”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이런 요구에 넘어가 통장을 제출하면 본인 명의의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 더구나 통장을 넘겨준 취업준비생은 피해자인데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통장양도행위)으로 신규 예금계좌 개설 제한과 전자금융 거래 제한과 같은 불이익을 받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구직사이트를 통해 연결된 고용주에게 계좌번호 외의 정보를 넘겨주면 안 된다. 계좌 비밀번호·보안카드·OTP·공인인증서 등을 요구하면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통장양도 요구를 받으면 112(경찰청)나 1332(금감원)로 신고하면 된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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