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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박노해·손석희·김훈 … 인물 20인의 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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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내려올 때 보인다
함영준 지음, 쌤앤파커스
264쪽, 1만5000원

미국 극작가 윌슨 미즈너(1876~1933)가 말했다. “올라갈 때 만나는 사람들에게 잘하라. 내려갈 때 만날 사람들이다(Be nice to people on your way up because you’ll meet them on your way down).”

 내려갈 때 볼 것을 미리 보려는 ‘철저 대비형’ 야망가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쉽게 읽힌다. 젊은 날의 추억을 만끽하려는 중년·노년이 읽어도 좋다.

 30~40년 전 이야기가 궁금한 20대에게도 권할만하다. 학술 논문의 1차 자료로도 의미가 있다. 일간지에서 20여 년간 일했던 고려대 미디어학부 함영준 초빙교수가 ‘알만한 사람도 모르는’ 비사와 이면을 공개했다. 한마디로 다목적 저서다.

 인물평은 웬만한 ‘무공(武功)’이 없이 제대로 할 수 없다. 저자에 대해 박노해 시인은 “인간 내면을 이토록 깊이 들여다보는 그가 누군지 궁금하다”고 했다. 『내려올 때 보인다』는 굵직굵직한 인물 20명에 대한 전기 모음집이기도 하다. 대통령 넷이 등장한다. 언론계의 조갑제·손석희·김훈도 나온다. 이들 인물에 대한 오해도 상당부분 불식시키기에 반가운 책이다.

 아포리즘의 보고 같은 책이다. 이런 말들이 나온다. “정의란 누구의 독점물도 아니다. 내가 스스로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남용의 위험에 빠져들게 된다.” “인생은 어차피 참고 걸어가는 먼 길이다. 인생의 절정기에 있던 인사들이 한 발자국 더 나가겠다고 욕심을 부리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무수히 보았다.”

 기자가 보기에는 중도좌파 보다 중도우파가 더 좋아할 책이다. 하지만 중도좌파가 더 얻을 게 많은 책이다.

김환영 기자 kim.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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