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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니까 곰팡이와 함께 살고있다|연대-일팀,서울·인천 주거지 공동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우리나라 주택의 실내가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곰팡이로 심하게 오염돼 겨울철 시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병원성 곰팡이중 소아·환자등 허약자에게 치명적인 해독을 끼치는 「아스퍼질러스」속 곰팡이와 「페니실리움」 속 곰팡이가 주택·아파트·병원등의 실내에서 고루 검출돼 곰팡이에 대한 위생관리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주택실내의 곰팡이 오염증가현상은 우리의 주거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가구·카피트등 유기물 뒷면에 쌓인 먼지속에서 곰팡이가 쉽게 번식하는데다 청결상태가 나바지면서 나타난 것으로 지적돼 주목된다.
이같은 사실은 연세대의대 환경공해연구소 권숙표·정용교수팀과 일본방미연구소 「이찌까와」(시천영일) 박사팀이 공동으로 지난83년12월26일부터 지난해2월11일까지 서울및 인천소재 일반주택·아파트·병원·호텔등 50개소의 침실·주방·화장실등을 대상으로 「건물환경의 진균부분포」를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조사결과 밝혀진 곰팡이의 종류는 모두 26종으로 일반주택에서 22종, 병원에서 14종이 각각 검출됐으며, 이중 인체에 해독을 끼치는 병원성 곰팡이는 아스퍼질러스속과 페니실리움속 곰팡이등 3종류.
특히 병원성 곰팡이중 아스퍼질러스속 곰팡이는 일반주택 27군데중 44%인 12군데에서 검출됐으며, 부엌과 침실의 오염도가 가장 심했다.
또 아파트는 5군데증 한군데 (침실)에서, 병원은 l3군데중 한군데 (물리치료실)에서 이들 곰팡이가 검출됐다.
한편 페니실리움은 아스퍼질러스속 곰팡이보다 오염도가 심해 주택 27개소중 14개소, 아파트 5개소중 2개소, 호텔 2개소중2개소, 병원 13개소중 8개소에서 검출됐다.
이렇듯 병원성 곰팡이의 오염이 광범화되고 있다.
특히 아스퍼질러스속 곰팡이는 발암물질인 아프라톡신이란 독소를 내뿜어 간암과 위암을 일으키는데다 정신장애·간경변·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60년 영국에서는 칠면조 10만여마리가 이 곰팡이에 감염된 땅콩사료를먹고 간종양으로 한꺼번에 페사했으며 지난 40년과 50년 소련과 일본에서는 이에 감염된 변병미 (변병미)를 먹고 4만여명이 떼죽음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아스퍼질러스속 곰팡이에 감염된 신종 페진균종 (폐진균종) 환자가 발생, 학계의 관심을 끌었었다.
대한결핵협회 김상재박사 (세균부장)는 지난 80년부터 83년12월까지 서울대병원등 7개대학병원에서 의뢰받은 전국 7백31명의 결핵환자를 대상으로 객담과 혈청을 조사한 결과 2백6명이 곰팡이에 감염된 곰팡이병 환자임을 밝혀냈다.
이중 문제가 되고 있는 아스퍼질러스속 곰팡이에 감염된 사람이 84%, 나머지가 피부염을 일으키는 칸디다속 곰팡이에 감염됐었다.
이들 곰팡이병 환자들은결핵이 완치된후 곰팡이에2차 감염돼 이 곰팡이가 병소였던 페공동에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겨울철 어린이 알레르기천식등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페니실리움속 곰팡이도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일본에서도 검출되지않은 스타키보트리스속 곰팡이가 주택과 아파트 침실에서 각각 발견됐다.
이 곰팡이가 내뿜는 독소는 인체와 가축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30년대 소련에서는 이것이 기생된 목초때문에 말5천여마리가 병사, 또는 중독사하기도 했다.
이들 유해곰팡이들은 주로 공기중을 떠돌다가 호홉기나 음식물을 통해 체내에 들어오며 병약자에게는 소량도 치명적인 해독을 끼친다는 것.
권교수는 『이들 곰팡이에대한 정체규명이 더 있어야 하겠으나 우리의 주택실내 곰팡이 오염도는 심각한 실정』이라고 말하고 『환기를 자주 시키거나 가구·카피트 뒷면의 먼지를 제거해 실내의 청결을 유지해주는 한편 벽등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방미페인트를 칠해 주는 것이 곰팡이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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