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당선소감|고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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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끝없이 헤매며 돌을 던저대던 어둠속에서 비로소『탁』소리가 들려왔다.
근 10년의 선고유예 끝에 마침내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그동안 나는 조금도 어른스러워지지 못했다. 내게 있어서 그 산10년은 10년이 아니라, 열번의 1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젠 하루 하루가 아니라 10년, 20년…덩어리 덩어리로 살아보고 싶다. 그렇게 독방에서 돌 던지기를 한 50년…아무래도 군살을 좀 빼야할까 보다.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오래 지켜봐 주신 많은 분들이 기뻐하겠다. 촌스럽게도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독방안에서 아마도 나는 다시 여러번 길을 잃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의 탐욕으로 해서. 그래도 언제나 돌멩이 하나 움켜쥐고 있는 것을 잊지 않겠다. 겨냥하는 곳은…내 이마일 뿐이다.

<약력> ▲56년 제주하귀출생 ▲제주제일고등학교졸업 ▲경희대학교 국문과졸업 ▲작법동인 ▲한국역사문학연구소 재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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