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냉각관계 풀리려나… 미·일과의 접촉 견제뜻 담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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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해설)소련 제1부수상 「아르히포프」가 북경을 찾은 것은 69년 「코시긴」 당시 수상의 중공방문이래 15년만의 최고위관리 나들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서방의 외교분석가들은 그의 이번 방문이 ▲모택동-「흐루시초프」간의 이념분쟁(56년) ▲우수리강에서의 국경충돌(6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빚어진 양국간의 공식접촉단절(79년)등 30년에 걸친 냉각관계를 해소하는데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82년10월이래 5차례의 외무차관급 협상을 통해서도 별 관계진전이 없던 양국이 「아르히포프」의 중공방문으로 새로운 접촉을 시도하고 나선 데는 최근의 국제정세 변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통들은 풀이하고 있다.
중공이 대서방문호를 개방하는 한편 미일과의 군사교류를 강화하고 있는데 대해 소련측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고 중공 역시 경제근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소련의 비위를 거스려서는 득이 될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교분석가들은 중공의 최고실권자 등소평이 대소관계에 있어 이념논쟁 보다는 경제문제에 강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음을 들어 전반적인 중소관계개선이 급격히 이루어지기보다는 경제교류확대와 함께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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