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아파트 17만4000가구 분양…서울 재개발·재건축, 수도권 신도시 물량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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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파트 청약 열기가 날씨보다 뜨겁다. 이달 말 청약 접수를 받는 부산 해운대자이 2차 견본주택 앞에 방문객이 길게 줄을 선 모습. [사진 GS건설]

지난 19일 문을 연 경기도 용인시 구갈동 기흥역 더샵 현장홍보관. 개관을 알리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우려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홍보관 문을 연지 4일 만에 1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이 단지 청약 접수는 8월이다. 포스코건설 노청래 분양소장은 “분양까지 두 달이나 남았지만 문의도 많고 인근 주민들의 관심이 커 아파트부지에 현장홍보관을 꾸렸다”며 “알음알음 찾아오는 고객이 하루 평균 200~300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확산 우려도 아파트 분양시장 열기를 꺾지 못했다. 청약이 코 앞인 아파트는 물론이고 하반기 분양 예정 단지에 대한 관심도 크다. 상반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1순위 평균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쏟아지고 아파트분양권에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자 벌써 하반기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중소형·역세권 실속 단지 많아

올 하반기엔 전국에서 17만4000여 가구가 나온다. 서울·수도권에 62%(10만8500여 가구)가 몰려 있다. 서울은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분양에 나선다. 강동구 고덕4단지 아이파크(687가구), 서대문구 북아현 힐스테이트(1226가구), 반포 한양자이(606가구), 송파구 가락시영(9510가구) 등이다. 삼성물산이 9월 분양하는 서초구 서초동 우성2차 재건축 아파트는 593가구 중 148가구가 일반분양물량이다. 84~134㎡(이하 전용면적) 중형 중심이다. 수도권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정부가 사실상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희소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대규모 주거지에도 분양소식이 있다.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3000여 가구,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8700여 가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4700여 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하는 화성시 송산그린시티가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일신건영(750가구), 반도건설(980가구), EG건설(782가구)이 7월 분양 예정이다. 이들 단지는 모두 전용 85㎡ 이하 중소형으로 이뤄진다. 일신건영 박상도 분양소장은 “동탄2신도시 인근에 조성되는 송산그린시티는 분당의 3배, 광교의 5배 수준의 매머드급 주거지로, 수인선·서해복선전철 등 호재가 많고 다양한 업무·상업시설이 갖춰진다”고 말했다.

용인도시공사가 개발하는 용인시 기흥역세권지구에선 포스코건설이 8월 1394가구를 내놓는다. 분당선·에버라인 기흥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아파트다. GTX가 뚫리면 서울 수서까지 10분대에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에선 충남권 분양물량이 넉넉하다. 1만3700여 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아산 테크노밸리 5·6차(3013가구) 등이다. 상반기 평균 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부산에선 재개발 단지 등 8000여 가구가 나온다. 대연7구역을 재개발한 SK뷰(1054가구), 연제구 연제롯데캐슬&데시앙(1168가구) 등이다. 연제롯데캐슬&데시앙은 59~101㎡ 중소형 중심 단지다. 일반분양물량이 753가구다. 부산지하철 1호선 시청역, 1·3호선 연산역, 3호선 물만골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어 교통여건이 돋보인다.

세종시, 강원도 등지에서도 각각 7000여 가구, 4200여 가구가 나온다. 세종시에선 모아주택산업이 8월 세종시 3-2생활권 L3블록에 498가구(84~110㎡)를 분양한다. 테라스 평면 등을 적용한다. 각급 학교·중심상업지구·간선급행버스 정류장 등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2~3년 분양 많은 곳 청약 신중히

분위기가 좋지만 하반기 청약은 더 신중해야 한다. 특히 최근 2~3년간 공급이 몰린 지역은 수급 상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최근 2~3년간 분양이 많았던 지역은 올 하반기 입주가 본격화한다. 청약 열기가 뜨거운 부산·대구는 올해 3만3000여 가구, 내년 5만3000여 가구가 집들이 한다. 전문가들은 “청약이 잘 된 지역은 대부분 그간 공급이 적어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수요가 많았던 지역인 만큼 분양예정물량과 입주 시기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파트분양권에 관심이 있다면 ‘웃돈 거품’에 유의해야 한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인 단지는 청약 직후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수요가 웃돈을 비싸게 붙여 매도한 후 빠져나가면 입주 시점에 가격이 확 떨어져 손해볼 수 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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