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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살아야 우리도 살죠 … 지갑 연 신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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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남대문 시장이 세계적인 명품 시장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한 ‘글로벌 명품시장사업단’ 출범 업무협약식이 24일 서울 중구 메사빌딩에서 열렸다. 협약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이 남대문 시장을 둘러보며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김재용 남대문시장상인회장,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강정현 기자]

남대문 시장에 상설 한류 공연장이 생긴다. 3년 간 65억원을 투자해 남대문 시장을 ‘글로벌 명품 시장’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가동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인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까지 남대문 시장 살리기에 뛰어들었다.

 24일 남대문 시장 입구에 있는 서울 중구 메사빌딩에서 중소기업청과 서울시·중구·남대문시장상인회·신세계백화점은 남대문 시장을 글로벌 명품 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협약식을 맺고 ‘글로벌 명품시장사업단’을 출범했다. 중소기업청과 서울시·중구가 각각 국비와 지방비 25억원씩을 투입하고, 신세계백화점이 15억원을 지원한다. 민간기업이 정부가 주관하는 ‘글로벌 명품시장 사업’에 기금을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의 전통시장인 남대문 시장에 왜 대대적인 지원을 하는 것일까. 지난해 개장 600년을 맞은 남대문 시장이 관광 자원으로서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대문시장상인회에 따르면 남대문 시장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하루 1만명으로, 전체 방문객의 2.5%에 불과하다. 인근 명동의 경우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물론 중동·러시아·동남아시아에서 온 관광객으로 붐비는 것과 대조적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같은 명동 상권이지만 롯데백화점 본점과 면세점에 비해 신세계 본점의 외국인 고객 비중이 낮은 것도 외국인 쇼핑 코스가 아직 남대문 시장까지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세계백화점이 2013년부터 남대문 시장 먹거리 대전, 남대문 신진 디자이너 창업 지원, 시장 상품 진열과 마케팅 컨설팅 등을 해온 것도 ‘남대문 시장이 살아야 백화점도 산다’는 인식에서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본점 명품관을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부지로 신청한만큼 남대문 시장의 부활은 면세점 성공 여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끌기 위해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바로 옆 메사빌딩에 상설 한류 공연장을 열기로 했다.

 한국뮤지컬협회와 손잡고 메사빌딩 10층에 있는 530석 규모의 팝콘홀을 한류 공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구는 이 공연장을 이용해 ‘명동-신세계백화점-남대문시장-숭례문-메사 한류 공연장-한국은행 화폐박물관-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 올레길’ 코스를 만들기로 했다. 남대문시장상인회는 ‘슈퍼스타 K’처럼 오디션을 치르는 방식으로 숨은 명품과 명인을 발굴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청은 해외용 시장 홍보 동영상을 만들고, 글로벌 전략을 세우고 서비스 지원을 할 계획이다. 글로벌 명품시장사업단은 이를 통해 남대문 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360만명에서 7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백화점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600년 역사와 전통의 남대문 시장이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글=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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