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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까딱하면 노래 틀고, 내비 검색 … 똑똑해요, 내 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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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차량 정보는 물론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주행정보 시스템, 스마트폰을 이용한 차량 진단,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동영상 감상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애플]
메르세데스-벤츠 커맨드. 커맨드 시스템은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등장했으나
다이얼 ‘터치패드’ 버튼을 정렬한 방식으로 진화했다.

자동차의 기본기는 뭐니뭐니해도 ‘달리기’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100% 만족감을 채울 수 없다. 자동차는 음악과 영화를 즐기는 오락 공간이다. 나아가 실시간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길잡이기도 하다. 이를 가능케 하는 똑똑한 도구가 바로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스템’이다.

렉서스 리모트 터치. 마우스 모양으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
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터치패드도 추가됐다.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와 ‘정보(Information)’를 결합시킨 장치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과 맞물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안한 업체는 독일의 BMW다. 지난 2001년 ‘7 시리즈’를 통해 공개한 ‘i Drive’가 시초다. 당시로선 상당한 크기인 8.8 인치 모니터에 필요한 정보가 뜨도록 했다. 특히 원형 다이얼로 조작하게 설계해 복잡한 버튼을 대폭 줄였다. 초기엔 “작동 방식이 복잡하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이젠 ‘터치패드’까지 더해지며 편의성을 높였다.

비슷한 시스템으로는 아우디의 ‘MMI(M ulti Media Interface)’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커맨드(COMAND)’가 꼽힌다. 모두 원형 조정장치를 중심에 두고 터치패드를 갖췄다.

BMW 제스처 콘트롤. 3D 동작인식 센서를 활용해 탑승자의 손동작을 인
식한다. 이 기술은 신형 7시리즈에 최초로 탑재됐다

일본 렉서스의 ‘리모트 터치(Remote Tou ch)’는 독일 3사와 달리 PC용 마우스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생김새가 특징이다. 작동할 때 진동으로 조작 상황을 알려주는 ‘햅틱 기능’도 갖췄다. 최근 출시한 콤팩트 SUV ‘NX 시리즈’와 스포츠 쿠페인 ‘RC 시리즈’에는 마우스 형태를 대신한 터치패드 방식이 쓰인다.

전용 조정장치 대신 ‘터치 스크린’을 통해 조작을 쉽게 하도록 만든 시스템으론 포드의 ‘마이 포드 터치(My Ford Touch)’를 꼽을 수 있다. 이같은 터치 방식은 화면에 나타난 메뉴를 손으로 누르기만 하면 되기에 편리하다. 버튼 수도 줄일 수 있어 실내 디자인을 할 때 더 자유롭다.

이런 터치 방식은 캐딜락의 ‘CUE’, 크라이슬러의 ‘U 커넥트’, 인피니티의 ‘인터치’, 현대의 ‘블루링크’ 등 많은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17 인치’ 크기의 초대형 모니터를 세로로 장착해 사용하기도 한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내년께 등잘할 신모델에 대형 모니터를 장착한 터치 패널의 사용을 검토 중이다.

요즘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한 표준화 기술 경쟁에 뛰어든 업체가 애플과 구글이다. 애플은 ‘카 플레이(CarPlay)’라는 이름으로,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라는 기술로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들의 경쟁을 반기고 있다.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대신 기술 제휴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초기엔 애플이 BMW·벤츠·토요타와 손을 잡으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구글은 폴크스바겐·인피니티·벤틀리 등과 계약을 맺으며 응수했다. 하지만 대중성이 강한 현대차와 GM이 애플·구글 모두와 계약을 하면서 대부분 제조사들도 두 회사 시스템을 모두 탑재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은 현대 쏘나타다. 애플 카 플레이를 최초로 적용한 차량은 7월에 나올 쉐보레의 신형 스파크로 결정됐다.

지금까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인 터치나 음성 인식 기능 등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최근엔 운전자의 동작까지 인식해 필요 정보를 보여주도록 진화하고 있다. 얼마 전 공개한 BMW의 6세대 7 시리즈에는 ‘제스처 컨트롤(Gesture control)’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동작 인식’ 센서가 탑재됐다. 천장에 장착된 3D 동작인식 센서가 운전자의 손동작을 인식한다.

마치 공상과학(SF)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손동작 만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작동할 수 있다. 기본적인 손동작을 익혀서 사용해야 하지만, 운전자가 원하는 움직임으로 설정을 바꿀 수도 있다. 폴크스바겐 역시 이같은 제스처 컨트롤을 지원할 계획이다. 실내에 부착한 5개의 센서가 탑승자 움직임을 3차원으로 포착해 손동작 하나로 노래를 바꾸거나, 지도를 검색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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